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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돌연사` 병원측 태도 논란

신승식기자
등록일 2012-03-12 21:51 게재일 2012-03-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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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1인 시위에 영업 손실 배상요구… 누리꾼들 비판 쇄도
▲ 예나양의 아버지 홍모(40)씨가 병원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경】 문경지역 A병원에서 5세 여아의 돌연사를 놓고 네티즌들의 비난과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강행하자 병원 측이 영업손실을 운운한 압력을 행사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월13일 A병원 응급실을 찾은 예나(5)양이 수액을 맞다가 갑작스레 발작을 일으키며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예나양은 숨지기 전날인 12일 감기증상으로 시내 모 개인병원을 먼저 찾아 장염으로 인한 탈수증상이 의심된다며 처방을 받고 귀가했다. 그러나 가볍게만 생각한 아이의 증상이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자 다시A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정제와 수액 링거주사를 맞던 중 숨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곧바로 예나양의 부검을 의뢰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부검결과 심근염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유족측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인터넷에 오르자 병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외동딸을 잃은 부모가 생업을 팽개치고 번갈아 1인 시위에 나서자 병원 측은 오히려 진료 및 영안실 사용료를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유족 측에 보내왔다.

병원측은 또 예나양의 사인을 규명코자 경찰의 부검결과를 기다리다 지연된 34일간 다른 환자를 받지 못해 영업에 손실을 보았다며 3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유족측은 물론 주위를 더욱 경악케 하고 있다.

이 내용이 담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도 누리꾼들의 서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오후 1천100여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댓글을 남겼으며 지역 인터넷언론 사이트에도 병원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상황을 두고 예나양의 부친인 홍모(40)씨는 “병원에 들어가기전 웃으면서 `나 나으면 맛있는거 해줄거지?`라고 묻던 당시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며 “딸을 먼저 보낸 재앙 같은 현실의 아픔도 견디기 힘들지만 상식을 벗어나 이익만을 추구해 법으로만 해결하려는 병원 측의 부도덕한 처사에 한스러움만 남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무성의한 진료로 사망하는 제2, 제3의 예나를 막기 위해서라도 병원측의 정확한 답변이 있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 이어가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병원관계자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진료과정에서 의료사고라고 단정짓긴 어렵다”며 “의료과실 여부가 밝혀져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겠지만 현재로선 결과를 기다리는 만큼 병원측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예나양의 부모들은 현재 병원 맞은편에서 `걸어 들어갔다가 죽어나온 우리 딸 살려내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병원측 오진의혹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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