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부패가 걸림돌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2-15 21:33 게재일 2012-02-15 19면
스크랩버튼
단군이래 가장 큰 사기사건이 바로 부산저축은행 부정사건이다. 지난해 뉴스시간이면 항상 톱뉴스로 관련된 고급 관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줄줄이 법정으로 끌려갔다. 잡힌 사람의 수가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고 피해 액수도 수 천 억이라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니 과연 그 정체는 얼마일까.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갈 일은 피의자의 대부분이 금융 계통의 엘리트라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되었지만 어느 누구 화끈하게 책임질 사람은 없고 미루어지는 세월의 날짜만 흐르고 있다. 어리석은 국민은 정부가 하는 일이고 신용이 생명인 은행이 하는 일이라 어느 누구도 의심할 자는 당연히 없는 일인데 수습과 보상은 뒤로 가고 날마다 새로운 인물만 드러나고 있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고도성장과 극심한 경쟁이 특징인 한국사회에서 최근`공정(公正)`이 새로운 기치로 떠올랐다. 하지만 빈부 격차와 엘리트 계층의 부패 등이 공정사회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평했다. 고위 공직자가 가담된 권력형 부정에는 정치인, 경제인, 심지어 법조인까지 해당이 되는 고질적 부패이다. 일부 부처에서는 소속 공무원들이 지인들과 값비싼 저녁 식사를 하거나 골프 치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했다. 하지만 정작 전·현직 관료들이 사건에 연루되어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났고 공정의 깃발은 하강된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국은 1960~70년대 권위주의의 정권하에서 국가 발전을 이루다 공식적인 민주화를 이룬 것은 1987년이다. 비록 이런 현상이 급속한 민주화 과정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긴 해도 여러 곳에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가난한 국민들에게는 힘 빠지는 일이다. 계속되는 엘리트 부패가 걸림돌이 되어 정계·관계·재계가 혼란스럽고 발전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통치자 한 분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구석구석에서 터지는 부패의 소리가 너무 혼탁하다.

/손경호(수필가)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