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정신의 세 가지 핵심은 `내가 아닌 우리, 사(私)가 아닌 공(公), 그리고 개인이 아닌 국가를 위함`이다. 수 천년 역사를 가슴에 안고 5천 만 민족의 핏줄 속에 아직도 남아 흐르고 있다. 3가지 정신 중에서 국가를 위한 정신, 나라가 먼저임을 항상 깨닫게 하는 정신이야말로 자랑스런 배달민족의 긍지요, 자부심이다. 932회나 되는 외세의 침략에도 용케도 버티어 낸 자력이 바로 화랑정신이다. 그런데 요즘 기성세대가 한탄하고 자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 고유의 화랑 정신이 실종됐다고 한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교육과 국토를 지탱하고 지켜온 화랑정신은 과연 어디 갔나하고 하소연 한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교육과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도 바로 정신문화의 결여라 한다. 필자가 일본가서 들은 얘기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승한 일본에서는 옛부터 화랑정신을 본받아 사무라이 정신이 있다는 것이다. 한 얘기로 노파 한 분이 공원에서 떡을 팔고 있는데 잠시 용무가 있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떡판에 놓인 떡이 몇 개 없어졌다고 한다. 주위를 살핀 노파가 한 아이를 붙들고 떡 훔쳐 먹은 것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한사코 그런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아이의 아버지가 노파에게 하는 말씀, “할머니께서 짐작해서 아이를 범인으로 인정하시면 안 됩니다. 사무라이는 없으면 굶어 죽지 절대로 남의 것은 훔치지 않습니다”
사정을 얘기해도 노파는 막무가내 였다. “할머니, 그렇게 고집하신다면 내가 이 아이의 배를 갈라 떡이 위속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겠습니다”하고 현장서 칼로 아이의 배를 갈랐다. 그 속에는 떡의 물체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무라이는 칼로서 노파의 목을 쳤다고 한다. 다소 끔찍한 얘기지만 그들이 자신하는 사무라이 정신이 아직도 일본인의 가슴에 남아 지금의 일본을 지탱하고 있나 보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