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인구 7만 명에 하나 꼴로 748군데에 불과하다. 인구 51만인 포항에는 다섯 곳, 경주도 두 세 곳에 불과하다. 미국·일본·독일에 비하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며 공공도서관의 장소나 인원 예산지원 등을 살피면 그 수준은 더 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시군이 중점적으로 펴는 상하수도·교통시설·공공지역 청소·민원 행정 분야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꽃다발 사회(다인종 도시)로, 인구가 많기로 이름난 뉴욕에 가면 공공도서관부터 먼저 가보라는 말이 이민자 사회에 굳어져 있을 정도다. 4개 연구센터와 85개 도서실에는 5천200만 권의 알찬 장서가 있는가하면 이주민 언어 교육을 비롯 문화강좌, 생활강좌 등이 정기적으로 열려 뉴욕 시민을 길러내는 곳이 되었다.
카네기는 1901년 뉴욕도서관에 500만 달러를 넘게 기부를 했으며 미국 내 5천만 달러를 지원, 3000개의 공공도서관을 짓게 한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가난한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앤드루 카네기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이 공장 저 공장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항상 배움에 목말라했던 그는 이웃에 사는 예비역대령이 공개한 서재에서 공부, 지식을 쌓았다.
필자역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경주시립도서관 독서회에서 활동했을 무렵이다. 모교교사가 된 친구와 1년에 책 100권 읽기내기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기를 걸은 100권을 채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읽다보니 저절로 책 읽는 습관이 붙고 재미도 있었다.
거대한 호수에 빨대를 꽂고 과거 현재 미래세상의 지혜와 지식, 인생살이의 폭을 시간보따리를 풀어놓고 마음껏 빨아들였던 시기는 그 때문이었지 않나 싶다.
베스트셀러를 고르고 읽는 것도 사회적 트렌드를 아는 것이다. 자기를 위해 필요한 책을 읽게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 지난해 베스트셀러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엄마를 부탁해` 등이다. 1위에서 50위 판매누계가 153만 권이여서 2001년 29만 권에 비해서 그래도 많이 팔렸다. 독서 인구는 줄지만 잘 팔리는 책들의 판매성적이 좋은 게 특별하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서 필자는 가난한 나라에 가게 되면 먼저 도서관 실태를 살피는 것이 습관이 돼 버렸다.
국제로타리에서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는 일들은 물론 여러 가지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흑인마을(일리샤)에 국제로타리 3630지구 북포항로타리클럽 등 5개클럽이 학사를 지어주고 네팔 히말라야 산마을에는 간이상수도(여명 로터리클럽)를, 카투만두 거리를 배회하는 가출 여성들에게는 이 미용 기술을 배울 학원을 북포항, 동해, 청운, 은하수, 울릉 로타리 클럽 등 포항지역 5개 클럽이 지원했었다.
인도 첸나이 초등학교 화장실건립지원을 위해서 권종호(북포항RC) 회장이 지금 열심히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컵으로 임산부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몽골의 병원에는 최신 초음파탐지기도 넣어주는 자리에서도 책은 언제나 덤으로 얹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여성들에게 이 미용 기술 교육을 여는 등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지구촌의 극 빈곤층을 위해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펴고 있다.
이런 인도주의 프로젝트 가운데 유독 학생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부와 관련된 사업들에 대한 애착으로 인해 책을 많이 보낼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공부하기가 어려웠던 어릴 때의 고통 때문이었을 것.
국제로타리의 인도주의 실천 방향은 고기를 잡아 주는 것 보다는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기술을 가르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키다리 아저씨들이 사는 분단국 아프리카 남 수단에 포항지역 로타리 클럽 회원들의 힘으로 학교를 짓고 책을 가득 넣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