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에 `군자삼외(君子三畏)`란 말이 전해지고 있다. 군자의 세 가지 두려움이란 뜻이다. 군자란 도덕을 갖춘 사람으로 소인(小人)과 상대되는 개념이다. 유가(儒家)에서는 유독 혼란한 시대에 군자의 자질에 관한 언급이 많았다. 춘추전국시대엔 더욱 그러한 예가 많았다고 한다. 군자가 두려워해야 할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 들은 것이 없을 때는 그 듣지 못한 것을 두려워 해야 되고 둘째 들었다면 들은 것을 익히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한다. 셋째 익혔다면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한다. 이 세가지 두려움은 이상적인 인간형인 군자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을 받아온 현대인들에게도 적용이 된다. 특히 사회적 경험이 없는 배움의 도상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조심과 주의를 요하는 것이라서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와 달리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양의 지식을 듣고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 일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두려움을 먼저 터득한 연후에 학문의 기초를 쌓는 자만이 자아성취라든지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학문 연마에도 길이 있고 또 순서가 있다. 항상 나 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적인 일을 생각하기 전에 공적인 업무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나 아닌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태도가 중요하다. 사람은 언제나 위, 아래가 있다. 남을 먼저 생각하라는 뜻에는 항상 어른이 먼저 존재한다. 나를 낳아서 키워주신 부모의 은덕이 중요하고 나를 가르쳐 주신 어른이나 스승의 은혜도 부모님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군사부일체란 말이 아무리 시대가 흐른다 해도 명심할 덕목이다. 요즘 아이들 겁나는 것이 없다. 두려움을 잊는다는 것은 자신의 파멸을 예고하는 것이다. 행동에는 항상 주의와 조심이 따르고 찰나의 방심이 큰 화를 자초하게 됨을 잊어서는 안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