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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국회의원은 빠져야

등록일 2012-02-02 21:54 게재일 2012-02-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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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국회는 아직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정당 간 이해득실만 따지며 늑장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구를 합치고 나누는 문제는 총선을 앞두고 늘 논란이 됐다가 졸속 처리되곤 했다. 여야가 밀고 당기기를 하다 서로 손해 보지 않는 밀실 담합을 이뤄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확 줄여도 시원찮을 지역구 의석을 3석이나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그만큼 줄이는 잠정합의안을 내놓았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슬그머니 물러선 후 다시 늑장을 부리고 있다.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게임의 룰`조차 정하지 못하는 정개특위의 `직무유기`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1년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 인사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인구 상·하한선을 기준으로 8곳은 분할하되 5곳은 통폐합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개특위는 선거구 통폐합은 하지 않고 3개만 신설하려 했다. 이를 위해 인구 36만7천700명으로 분구해야 할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속한 인구 6만5천명의 동백동을 다른 선거구로 편입시키는 `게리맨더링`(기형적이고 불공평한 선거구획정)도 서슴지 않았다.

현역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한 잠정안이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일단 없던 것으로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후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선거구 획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보다 못한 중앙선관위가 국회의 직무유기를 질책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선관위는 선거구획정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오는 9일까지 반드시 해달라고 촉구하는 공문을 국회에 발송했다. 재외국민 투표의 국외부재자 신고 명부를 11일 기준으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고비용·저효율의 대명사가 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고질병의 치유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는 데서 시작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차제에 여야 정치권은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선거구 획정으로 의원 정수를 줄이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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