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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있어 포항은 행복하다

김명득 기자
등록일 2011-12-26 19:50 게재일 2011-12-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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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송년회 문화가 바뀌고 있다. 매년 연말만 되면 흥청거리던 포항도심이 너무나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과거 흥청망청 먹고 마시던 `망년회` 문화가 자원봉사나 나눔의 `봉년회`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작은 변화에는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앞장선 것도 한몫했다. 포항지역 기관장들의 모임인 목우회는 지난 7일 여성지체장애시설인 성모자애원 마리아 집을 방문, 시설 입소자들의 숙원이었던 쉼터를 마련해 주고 주변에 느티나무도 심었다. 식사 배식 후 수발까지 도맡아 입소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지난 20일에는 포항지역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3개 종교단체 대표 20여명이 나눔의 봉사를 위해 무료급식소 요안나의 집을 찾아 급식봉사활동을 펼쳤다. 스님이 식판에 밥을 담아 배식하고, 목사님이 다 먹은 상을 정리하고, 신부님은 팔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했다. 선행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이들의 작은 실천은 분명 포항을 행복하고 따뜻한 도시로 변화시킬 것이다.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대표 30여명은 지난 13일 매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해오던 송년행사 대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자는 뜻에서 아동보호시설인 포항선린애육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은 녹 슬은 놀이터 시설을 밝고 환한 페인트 색으로 바꾼 뒤 주변 구석구석을 말끔하게 청소했다. 포스코 환경보건그룹 직원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년회 모임을 자매결연을 맺은 한빛마을에서 봉사활동으로 대신했다. 직원들은 송년 회식비로 마련한 100만원을 성금으로 선뜻 내놓았다. 포항상의 직원들도 `올해 뜻깊은 연말을 보내자`는 직원들의 건의로 선린애육원을 방문, 어린이들에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포항시 공무원들도 연례행사인 종무식 대신 지역사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과 행복한 동행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5~6급 공무원들은 관내 복지시설 40개소를 방문해 위문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그들의 선행이 너무나 아름답다.

포항경제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모든 경제지표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이들의 아름다운 나눔이 있어 포항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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