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 한 마을에서 주민 20여명이 멧돼지 고기를 먹었다가 선모충에 감염되면서 멧돼지 고기 섭취 주의령이 내려졌다.
요즘 같은 겨울철은 멧돼지 출몰이 잦은 시기인데다 최근에는 멧돼지 고기가 식육용으로 거래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최근 지난해 말 경기도의 한 마을에서 야생 멧돼지 고기를 먹은 뒤 열과 오한·근육통·마비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51세 여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 마을 주민 10여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 선모충증으로 진단된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런 사례를 관련 국제학술지에 보고하기까지 했다.
선모충은 회충의 일종이다.
선모충은 주로 돼지고기를 덜 익힌 상태로 먹을 때 감염된다. 멧돼지 외에 오소리·개·쥐 등에도 기생한다.
동물의 소장 점막 내에 암수의 성충이 기생해 자충은 장벽의 혈관과 임파선을 통해 전신의 횡문근에 분포하고 근섬유, 간 등에서 피낭해 기생한다. 이 자충을 먹은 동물의 소화기 점막에서 성충이 된다.
선모충에 감염된 질환인 선모충증은 주로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에서 보고되는데 국내에서는 1997년 오소리 섭취 후 집단 발병한 첫 사례 보고 이후 지금까지 3번의 감염 사례가 보고돼 있을 정도로 비교적 드물다.
그러나 선모충이 장 점막에 안착하게 되는 순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근육조직 내의 유충 감염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증상의 정도는 차이가 있다. 감염 초기를 거쳐 선모충이 체내 이행단계로 접어들면 구소염증·괴사·안염·폐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고기를 날로 먹은 후 다른 원인 없이 열·근육통·복통·얼굴의 붓기·결막하 출혈 등이 발생했다면 선모충증을 의심해보고 인근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멧돼지 선모충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기를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다. 돼지의 근육 내 유충은 58도 이상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게 되면 인체 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멧돼지 고기를 먹다 선모충에 감염돼도 초기 증상이 감기나 복통 등과 비슷해 원인을 찾기 어려운 데다 방치할 경우에는 근육통과 마비 등의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환자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홍보와 함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멧돼지 선모충에 감염되면 심할 경우 근육통과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예방수칙을 알아두고 지키는 것이 좋다”며 멧돼지 선모충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기를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다. 돼지의 근육 내 유충은 58도 이상에서 사멸하므로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게 되면 인체 내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