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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생각하는 사람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12-20 21:08 게재일 2011-1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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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산다. 그러면서도 특히 아는 사람에게 잘 속는다. 그래서 공자는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을 간단하게 가르쳐 주는 말씀을 남겼다. `교언영색`이라는 말이 있다. 교묘한 말과 착한 척하는 낯빛이란 뜻으로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첨하고 알랑거리는 말과 행동을 가리킨다. 말을 좋게 하고 얼굴 빛을 곱게 하면서 마음씨가 어진 사람은 적다는 것이다. 공자는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자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남에게 아부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그들에게 인(仁)의 면모를 찾기란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강직하고 의연하고 절박하며 어눌한 사람은 인에 가깝다”고 했다. 말하자면 약삭빠를 정도로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그로 인해 복을 얻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미움을 받기 쉽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발라 맞추는 말과 알랑거리는 행동으로 사람을 대하는 자는 인간의 내면을 충실하게 하는 일을 경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문질빈빈(외관과 내용이 뛰어난) 한 군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부 이기동 교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은 독특한 말투를 쓴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자기 아버지를 우리 아버지라 부르고 자기의 아들을 우리 아들이라 부른다”이는 자기의 부모만을 부모로 여기지 않고 자기의 자녀만을 자기의 자녀로 여기지 않았던 옛 삶의 방식이 아직도 유전자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공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말을 잘하고 얼굴을 잘 꾸미는 사람은 자기의 욕심을 챙기는데 밝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 잘 속는다. 말 잘하고 똘똘하게 보이는 사람을 훌륭하고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보고 그런 사람에게 표를 주기 때문에 속는다는 것이다. 말을 못해도 좋고 야물게 보이지 않아도 좋다. 말에 진실함이 있고 얼굴에 진지함이 있으면 된다. 자기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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