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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운전자 보험

황태진 기자
등록일 2011-12-16 21:34 게재일 2011-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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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교수
얼마 전 경부고속도로 안성부근에서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늦은 새벽시간 경부고속도로 1차로에 정지해 있던 15t 화물차량을 뒤 늦게 발견한 택시가 추돌하면서, 택시 운전자와 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이 모두 사망한 사고였다. 사고 발생 전 화물차 운전자는 새벽시간 에 1차로에 정지해 있으면서 차량 뒤에 삼각대 설치를 하고 있지 않았다. 게다가 비상등조차 켜 놓고 있지 않았다. 당시 정황 상 택시의 입장에서 보면 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화물차는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1차로에 멈춰있었던 것일까. 사실 이 화물차 운전자도 앞차량과 추돌한 상태로 정신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비상초치를 취할 수 없었다. 여기까지 본다면 택시 운전자는 정말 억울한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사고가 되려면 택시 앞에 주행하던 다른 차량들 모두 사고가 났어야 한다. 하지만 몇 대의 차량은 아슬아슬하게 화물 차량을 피해서 사고를 면한 반면 택시 운전자만 화물 차량을 피하지 못해 큰 사고를 내고 말았다. 그렇다면 사고를 피한 운전자와 사고를 당한 두 운전자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 첫째는 속도의 차이이다. 시속100㎞와 150㎞로 주행하는 차량은 1초에 각각 28m와 42m를 주행하게 된다. 1초 동안 14m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거리로 사고를 피하고 사고를 당한 두 운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둘째는 평소에 안전거리를 얼마만큼 두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앞차를 습관적으로 바짝 쫓아가는 운전자는 앞의 상황과 같은 사고를 피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안전거리 확보 없이는 생각지 못하게 서있는 차량을 피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교통사고는 속도를 조금만 줄이고 안전거리를 여유 있게 두면 쉽게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지 않아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물론 속도를 조금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한다면 하루에 5~10분정도는 늦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시간 투자를 통해 습관화 된 안전운전이 나와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평생 지키게 해 준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보험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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