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건강복지를 위해서 한 때 길거리에 `약은 남용하지도 말고 오용하지도 말자`라는 표어가 붙기도 했다. 약은 잘못 먹으면 치명적인 일이 생기기도 하며 부작용이 생긴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을 가장 무분별하게 먹는 국민과 국가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약사요 의사인 것처럼 약에 대한 지식과 상식도 많은 편이다. 병원에 가서도 의사의 진료 결과를 기다리고 처방된 대로 약을 복용하면 되는 것인데 의사 이상으로 처방을 자신이 내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수행하는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 감기로 알려진 급성 상기도감염에서의 항생제 처방률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통상적으로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므로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의학 전문가들은 말한다.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 세균이 늘어나는 등 보건상 문제가 되기 때문이란다. 다만 심한 감기나 폐렴 등 합병증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적절히 사용할 필요를 느낀다는 것이다. 2009년 하반기에 유행한 신종플루 영향으로 다소 조심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생제는 항생 물질로 된 약제인데 상당한 의학적 전문성이 없으면 약의 설명서만 듣고 사용한다는 것은 건강을 헤치는 무지한 일이다. 다행히도 복지부에서 발표한 항생제 복용의 수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며 우리가 항암제를 함부로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보통 약국에 가서 약명을 대면서 그 약을 요구한다. 약을 처방 받으려면 의사, 약사와 상담해서 거기에 어떤 약이 적합한지 꼭 문의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의사의 처방과 진단에 따라 약국에 가서 약을 사기만 하면 된다. 집집마다 냉장고나 한적한 곳에 약봉지가 박혀있다. 약국에서 받아온 약이 며칠이 지나면 혼돈이 되고 약을 방치해 버린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인데 이렇게 처리할 수 있을까.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