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국가적·민족적 위기의 시대를, 여중군자 장계향은 여성의 위치에서 어떻게 극복해 갔는가 하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한가정의 평범한 딸이자 가정의 주부이면서도. 그 평범하게 보이는 힘으로 시가와 본가 두 집안을 모두 당시 사회 공동체의 기둥이 되는 가문(宗家)으로 일으켜 세우고, 더하여 열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 냈다.
다시 말하면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면서도, 자기의 내면적 세계를 예술로 승하해낸 삶의 지혜를 잘 보여 주는 여성으로 17세기 이후 조선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랫동안 훌륭한 여성의 상징으로 계속 추앙을 받아 왔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정자(程子)의 어머니 후부인(候夫人)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현부인(賢夫人)이라 추앙 받은 여중군자(女中君子)로, 지난 1999년 11월 문화관광부는 조선중기 시문과 서·화에 능할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에 귀감을 보임으로써 후세에 위대한 어머니상으로 추앙받은 정부인 안동장씨(貞夫人 安東張氏 1598~1680)를 1999년 1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사)여중군자 장계향 선양회는 지난 6월 회를 설립하면서 조선 시대 당대에 이미 여중군자라 불리울 만큼 출중한 그의 행덕을 우리 한국인의 귀감으로 삼고자 뜻을 모았다.
선생은 일상의 삶을 통해 현모양처, 시인, 서예가, 화가, 교육자, 사상가, 과학자, 사회사업가 등의 전인상(全人像)을 보여 줬다. 특히 아시아에서 여성이 저술한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을 남긴 위대한 여성이다.
또한 선생에 관한 기록·자료·유품을 통해 보여준 삶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국 여성인물사에서 훌륭한 삶을 살았지만 역사 속에 묻혀있는 장계향 선생의 삶의 교훈을 이 시대에 현양해 우리나라 대표 여성상으로 정립해 나가기 위함이다.
여중군자 장계향 선양회는 선생이 남기신 가르침과 사상. 가치 등을 계승 발전시키고, 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관한 교육, 홍보, 연구사업 등을 추진해 우리나라 대표 여성상으로 정립하는데 구심적 역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장계향의 전인상을 기리고 배워 행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400여년 전 안동에서 태어나 영남 학풍의 학문적 환경에서 내유외강으로 학자, 예술가, 여성과학자, 가정경영자, 사회복지실천가로 한 생애를 보낸 여중군자 장계향의 전인상을 현대 여성들의 진정한 표본으로 삼아 글로벌시대에 지식만이 아닌 전인교육자의 어머니로서 사회의 지도자로서 올바른 자녀교육, 건전한 가정육성으로, 선진국민으로서의 행복하고 훌륭한 삶을 영위해 가는 여성상을 정립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