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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나 ... 김 왕 노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2-01 20:33 게재일 2011-1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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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이뼈로 만든 악기가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

그리워질 때면 그립다 그립다고 부는 궤나

그리움보다 더 깊고 길게 부는 궤나

들판에 노을을 붉게 흩어놓는 궤나 소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짐승을 울게 하는 소리

오늘은 이 거리를 가는데 종일 정강이뼈가 아파

전생에 두고 온 누가

전생에 두고 온 정강이뼈를 불고 있나 보다

그립다 그립다고 종일 불고 있나 보다

애끓는 심정으로 그리움을 노래한 시이다. 전생의 어느 시점을 몽상하면서 혹은 희미해진 옛사랑을 추억하면서 시인은 궤나를 불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존재적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기에 애끓는 사랑도 행복한 시간도 휙휙 지나가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움에 자신의 궤나를 꺼내 불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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