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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극복과 개발딜레마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1-22 23:29 게재일 2011-1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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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요즈음 국내외적인 이슈는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동향 내지 지표변화에 관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고용시장 및 부동산시장의 어려움을 해외뉴스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국내경기의 부진 속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변변한 직장을 잡기 힘들어 파트타임 직업으로 특징지어진 `80만원 세대`라는 별칭이 붙은지 오래다. 물론 변변한 주거를 찾기도 힘든 형편이다. 기성세대들도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는 안정된 수입원을 잃거나, 하나 뿐인 주택의 가격폭락으로 재산이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그래도 건실하다는 이야기들을 하고는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의 삶은 예전에 비해 크게 어려워졌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언제 회복돼 젊은이들이 괜찮은 직장에 고용되고 주택경기도 좋아져서 누구나 향상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인가? 이는 한국국민 전체의 고민이기도하고 필자가 거주하는 지방산업도시인 포항의 고민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국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개발이냐 보전이냐`에 대한 논란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해석이다. 도시화가 지속되고 거대도시의 발생, 자동차 보급률 증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삶의 행태 등으로 인해 대기질과 수질이 악화되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가 위협을 받는 시대가 됐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제적으로도 탄산가스 배출량 규제, 지속가능한 개발의 실천을 위해 국제기구 등을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경제개발과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들이 매우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개발을 하자니 환경이 문제가 되고 환경을 보전하자니 경제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이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주장하고 힘을 얻고 있지만, 실제상황에서 시민들은 물론 지자체들도 무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당시의 정치상황과 이해그룹의 주장에 따라 사업의 행태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환경친화적인 개발은 분명 이것이냐 저것이냐, `블랙 앤 와이트(Black and White)` 이슈라기보다는 둘을 잘 결합하자는 것인데, 둘 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딜레마에 처해있음이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안타까움이 크다.

또한 개발과 보전에 대한 논란은, 환경보전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러한 국제적인 규약들로 인한 가난한 나라에 대한 피해 때문에 일어난다. 지금 개발도상국들은 열심히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인데, 수 십년전 선진국의 경우와 같은 개발성취의 신속함 내지 경제성을 실현하기가 힘들어 진 것이다. 그 당시 발전하던 국가들은 환경 등에 관한 규제도 국가 간의 경쟁도 지금처럼 치열하지는 않았다.

현재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많은 공장들을 세우고 값싼 물건들을 대량으로 생산·판매해 세계적인 경제부국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정치적, 군사적 힘도 더욱 강대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나라에서도 환경오염 방지 및 환경친화적인 개발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나라는 이를 자주 거부하고 있고, 거부해도 당당할 만큼 국력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비강대국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그러한 완강함을 표출하지 못한다. 한국이 이만큼이나 발전한 후에 세계적인 환경규제가 주어지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우리 한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나마 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포항이 경제적으로 좀 더 발전되기를 바란다. 이 말은 좀 더 많은 경제·산업이 유치됐으면 좋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오염방지와 환경보전이 병행된 지속가능한 개발의 형태로 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쉽지 않은 대답을 늘어놓는 꼴이 되고 세월에 몸을 맡긴 격이 되어 버리니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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