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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구곡` 한국 유학 독자성 밝힌다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1-11-01 20:33 게재일 2011-11-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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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진흥원 세미나 개최… 中 무이구곡과 비교연구·현장답사

【안동】 안동 도산면 일대의 도산구곡을 중국 복건성 무이구곡과 비교연구를 통해 한국 유학의 독자성을 밝혀내는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31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이 연구를 위해 국학진흥원과 중국 송명리학 연구학자들은 오는 2일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1일~6일까지 도산구곡 현장답사 등을 실시한다.

도산구곡은 안동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낙동강을 따라 펼쳐진 아홉 군데 경승지를 가리킨다. `곡(曲)`이라는 표현은 아홉 군데 경승지가 모두 물줄기를 따라 형성된 골짜기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운암, 월천, 오담, 분천 등 아홉 곳의 명칭은 모두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의 시문이나 유적에서 따왔다. 이 때문에 도산구곡은 단순히 경승지에만 그치지 않고, 퇴계사상의 흔적이 깃들어 있는 한국사의 유서 깊은 현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퇴계가 즐겼던 경승지이면서 단순히 경승지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주자가 직접 경영했던 무이구곡을 모델로 했지만 중국과 다르게 한국유학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 도산구곡(陶山九曲).

하지만 도산구곡 명칭 자체는 퇴계가 지은 것이 아니다. 이 명칭은 17세기 초에 편찬된 예안지역 군지인 선성지(宣城志)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계는 주자를 학문의 모범으로 삼아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 시를 차운하였지만, 스스로 구곡을 경영하지도 도산구곡이란 명칭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퇴계를 이은 후학들이 퇴계가 생전에 사랑하던 아홉 곳을 선정해 도산구곡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학자들은 바로 이점이 흥미로운 부분으로 보고 있다. 퇴계는 주자를 존경해 무이구곡시를 차운했지만 스스로 도산구곡을 경영하지 않았고, 퇴계의 후학들은 퇴계를 존모해 도산구곡을 설정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러한 점을 주목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댐 건설로 수몰된 제1곡 운암에서 제5곡 탁영담까지 직접 배를 타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제6곡 천사에서 9곡 청량산까지 도보 답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병일 한국국악진흥원장은 “이번 시도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이후 최초의 학술답사로서의 의미와 선현들의 숨결이 남아있는 도산구곡을 배와 도보로 직접 체험함으로써 문헌을 통해 확인하지 못했던 한국유학의 새로운 면모가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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