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나 사랑하는 벗과 연인들과 함께 가을 축제 여행을 떠나보자.
가을은 흔히 결실의 계절, 풍요의 계절로 표현한다. 어딜 가든 풍요롭고 물질과 마음의 풍요를 한마당 잔치로 엮어낸다.
경북도내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경북지역 연중 축제의 절반가까이가 9, 10월 집중해 있는 그야말로 축제의 계절이다.
잔치 마당에 휩쓸려 신명나게 놀고나면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는 말끔히 씻어진다. 잔치가 벌어지는 고을의 전통과 문화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며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의 장을 만들수 있다.
경북지역은 지난 3일 청도소싸움축제를 시작으로 가을 축제의 막이 올랐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을 보낸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문경오미자축제가 이어졌다.
오는 24일 영양군의 지훈예술제를 비롯해 경북도내 23개 시군에서 무려 20여개의 축제가 이어진다. 거의 매주 주말마다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축제는 종류도 다양한다. 지역의 문화와 전통, 특산품을 주제로 각기 특색있는 축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각자의 시간과 평소 관심이 있었던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축제의 상당수가 지역 특산품을 주제로 하고 있어 관광을 더한 별미 기행이 관심을 끈다.
대표적으로 전국적으로 유일한 생산지인 송이 축제가 그것이다. 봉화와 울진금강송 송이축제로 대표된다. 이달초 송이 주산지 영덕 송이 첫 공판에서 올해산 송이 1㎏에 53만원을 홋가했다. 지난해 32만선이였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금 송이`로 불릴만 하다. 축제장에서 이렇게 비싼 송이를 맛볼 수 있고 또 송이생산지에서 직접 채취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국 한약재 집산지 영천에서 열리는 한약장수축제에서는 다양한 한약의 효능과 장수비결을 체득할 수 있다. 약리효능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 인삼축제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재배 인삼의 시발지였던 영주 풍기에서 인삼축제가 열린다. 홍삼을 비롯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각종 인삼제품을 맛보고 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감의 고장 청도 반시축제와 상주 감고을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오랜 기간 우리 문화속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 전통 식품이다. 어릴적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홍시와 반시, 꽂감 등은 어릴적 아련한 추억을 더듬게 한다.
전국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는 경북의 대표 농산품인 사과축제도 있다. 문경과 청송에서 한달여간 장기간에 걸쳐 사과축제를 마련한다. 저장성이 강한 식품으로 축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해 두면 겨우내 비타민식품으로 상용할 수 있다.
안동 서후산 봉정사 국화대향연도 돋보인다. 국화는 코스모스와 단풍과 함께 가을을 얘기하는 식물이다. 노란색 국화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낭만이 있다.
지역 전통과 문화가 축제로 승화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다. 안동의 하회탈이 세계화한 것으로 가을 축제기간 열리는 유일한 세계적인 축제다.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몸소 느끼며 가슴뿌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영양인 낳은 문인 조지훈 생가터에서 열리는 지훈예술제, 울릉도 개척정신을 기리는 우산문화제, 포항의 정신문화의 뿌리인 일월문화제, 시험기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도객이 모이는 경산 갓바위 축제, 영천 골벌문화제 등은 바쁜 도시 일상에서 찌든 정신적 카타르시스와 문화적 향수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