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홈쇼핑과 같은 대형유통업체들에는 `상생`이란 말이 염두에도 없는 것인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들의 당기순이익 증가세가 매출액 증가세를 훨씬 웃돌았다고 한다. 롯데 등 3대 백화점과 이마트 등 3대 대형할인점의 2010년 매출액은 31조8천여억원으로 10년전의 2.7배였으나 당기순이익은 2조6천여억원으로 무려 7.1배가 커졌다. 5대 TV홈쇼핑도 마찬가지로 지난 10년간 매출액을 1.5배 늘리면서 얻은 순이익은 11.2배나 불었다고 하니 폭리를 취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통상 매출이 늘면 그에 따르는 판매비용도 비슷한 수준에서 증가하기 마련인데 순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의 몇배에 이르렀다면 누군가가 비용의 일부를 떠안았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입점업체들에 매기는 판매수수료에 의심의 눈길이 간다. 이 정도면 `갑-을` 관계에서 확실한 `을`의 위치에 있는 입점업체들을 상대로 `갑`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형유통업체 입점이나 납품은 모든 중소업체들의 꿈이다. 제품의 품질을 인정 받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여기기 때문이다. 백화점 입점이나 납품이 성사되면 다른 유통업체와의 거래관계를 맺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이렇다보니 백화점과 같은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 관계에 있어서는 늘 저자세여야 한다. 공정한 거래는 애당초 기대하기 어렵다. 과도한 판매수수료와 불공정 행위 같은 대형유통업체의 횡포에도 참고 견뎌야 하는 입장이다. 거래선 교체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10년전 매출의 20%대였던 백화점 수수료가 지금은 30%대로 껑충 뛰었다.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것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백화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올리기만 한 결과이다. 수수료 30%대의 입점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을 백화점별로 보면 롯데 83%, 갤러리아 66%, 신세계 62%, 현대 61% 등으로 입점업체 60% 이상이 고(高) 수수료에 허덕인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하소연할 곳 없는 중소업체라는데 있다. 더군다나 유통업체 자체 특별할인 행사시 전단제작 비용 등까지 짊어져야 한다고 하니 거래의 불공정이 이만저만 아닌 셈이다. 정부는 유통업체들의 독과점 폐해가 감지되면 가차없는 제재로 시장 질서를 바로 잡아야 마땅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