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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자살시도… “죄송합니다” 유서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1-08-19 21:52 게재일 2011-08-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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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서 고무장갑으로 목 매… 안동병원 중환자실 입원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4)이 수감돼 있던 청송의 경북북부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서 자살을 기도해 안동시내 안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신씨는 점차 상태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북북부1교도소에 따르면 신창원은 이날 새벽 4시10분께 자신이 수감돼 있던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목을 맸다. 고무장갑은 지난 1월 설거지나 빨래 등을 위해 교도소 안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신음하는 상태에서 교도관에 의해 발견됐고, 옆에서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쓴 메모지가 발견됐다.

신씨는 흉악범들이 집중 수용되는 중경비시설인 경북북부2교도소(옛 청송감호소)에 수감돼 있다가 수형 성적이 좋아 작년 5월 일반교도소인 1교도소로 이감됐다. 1교도소에서는 9동 하층 독방에 수감됐으며, 중앙통제실 CCTV를 통해 24시간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하지만 신씨는 학사자격고사를 준비하는 등 조용히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상태에 대해 안동의 안동병원측은 이날 낮 1시쯤 공식 브리핑을 갖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신씨가 새벽 5시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는 혈압·맥박 이상 및 저산소증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점차 정상치를 회복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안동병원 신경외과 이혁기 과장은 “인공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고 의식이 혼미하긴 하지만 혈압·맥박이 정상화되는 등 신체기능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며 “목졸린 흔적인 `울혈`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만이 특이한 점”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병원 3층 중환자실 내 유리로 칸막이쳐진 격리실에서 한쪽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치료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안동병원 중환자실 입구 등을 교도관들이 막아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신출귀몰 신창원 = 신창원은 1989년 3월 서울 한 주택에 침입해 3천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도짓을 일삼다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 후 19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신창원은 1997년 1월 감방 화장실 통풍구를 뜯고 탈출해 2년여 도주행각을 벌였다. 전국에서 목격 신고가 계속됐지만 붙잡히지 않아 신출귀몰한다는 말이 돌았다. 그해 12월에는 평택의 한 빌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유유히 사라져 갱 영화를 연상시켰다. 탈옥 1년되던 1998년 1월엔 천안에서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다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 수사당국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신씨가 유명세를 타자 그를 잠칭한 범죄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하지만 신창원은 결국 탈옥 2년6개월째이던 199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있다가 TV수리공에 의해 발견 신고돼 검거됐다. 그때도 그는 입고 있던 화려한 티셔츠로 또 한번 유행을 만들어냈다. 재수감된 뒤에 신창원은 자신의 편지를 교도소측이 발송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과연 자살하려 했을까 = 신창원이 왜 자살하려 했는가를 두고는 말들이 있다. 교도소 측은 신씨가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자살을 기도한 그에게서 목졸린 흔적이 뚜렷하지 않아 진짜 자살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자살을 가장하려다 실패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심한 경우, 저런 조작을 통해 병원 이송 기회를 얻은 후 도중에 재탈출 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경우까지 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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