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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뮤지컬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8-16 23:59 게재일 2011-08-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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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신객원 논설위원로타리 공공이미지 코디네이터
춤은 원래 신에게 바치는 몸동작이었다.

21세기의 춤은 세대마다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새로운 언어로 변화했다. 앞가슴을 내밀고 살랑살랑 흔드는 원더걸스의 전성기 춤은 사뭇 남자를 유혹하는 고혹적인 동작이다.

“소녀시대 일본 침공완료”라는 어느 신문 연예면 제목만큼이나 K-팝이 일본 열도는 물론 유럽까지 진동시켜 한류 열풍을 잇고 있다.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인디아 여인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잡고 K-팝을 가르쳐 달란다.

지금 한국에는 걸그룹이 범람한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 선발주자를 바짝 뒤쫓는 그룹에다 데뷔의 기회를 노리고 밤낮없이 연습하는 팀도 숱하다고 한다. 독특한 안무와 개성 넘치는 노래, 고혹적인 의상으로 무장하고 경쟁에 뛰어들다보니 10대가 추기에는 민망스런 `쩍벌`춤이 나오기도 했다.

가히 한국사회는 지금 춤 세상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춤을 못 추면 행세를 못 할 정도다. 어느 행사이던 학교 댄싱 팀이 등장하고 벨리댄스(배꼽춤)가 꼭 낀다. `재즈댄스부터 벨리댄스`라는 댄스학원 광고 현수막이 아파트단지를 점령한지는 오래 됐고.

입장료를 받는 동네 `춤방`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붐비는가하면 임신부들도 라틴댄스를 즐기는 세상이다. 춤은 세대마다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새로운 언어가 됐다. K-팝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피나는 노력 끝에 성공했다면 2002년 한국 월드컵 때에 등장한 꼭짓점 댄스는 분위기로 한 시대를 제압했다.

맨 앞 꼭짓점에서 선 리더의 춤사위를 따라 동작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꼭짓점 댄스의 춤사위는 1990년대 세계를 휩쓴 `마카레나`와 흡사하다. 양팔을 접었다 펴고 두 손을 허리에 얹고 머리에 올리고, 엉덩이를 한 바퀴 돌리는 마카레나는 당시 세계 모든 경기장 응원 춤이었다.

1970년대 춤은 `허슬`이다. 한 줄로 길게 서서 추는 `허슬`은 따라 하기가 쉬워 중 장년을 사로잡았다.

춤에다 노래를 입히면 뮤지컬이다. 노래 춤 연기가 어우러진 뮤지컬이 한국에 소개되기는 1962년 서울 드라마 센터에 오른 `포기와 베스`였다.

1966년 예그린 악단이 공연한 `살짜기 옵서예`가 만 5천 명 관객을 끌어 들였을 때부터 뮤지컬이 본격 알려졌다. 그해 10월26일 `살짜기 옵서예`를 처음 무대에 올린 초연(初演)날이 후일 `한국 뮤지컬의 날`이 됐다. 그로부터 40년 후 한국뮤지컬은 춤과 노래로 타고난 재능으로 인해 공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07년부터는 한해 통상 정통뮤지컬만 100편쯤 무대에 오르고 100만 명 이상이 공연장을 찾아 매출도 2천억을 넘겼다. 2006년의 최고 히트작이었던 `맘마미아`와 `미스 사이공`은 20만 관객을 끌어 들였으며 지금도 지방에서는 흥행이 순조로운 뮤지컬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8년 뮤지컬이 `신(新)문화산업`으로 족보에 올리고 매출 역시 3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했을 만큼 성장했다.

우리나라 서울은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뮤지컬 시장으로까지 꼽힐 정도다. 이러니 유럽과 일본 뮤지컬까지 서울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공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간판 뮤지컬 `십계`나 `로미오 앤 줄리엣`으로 이어지고 `라이온 킹`이 장기 공연을 했을 정도다.

문화유배지가 되는 지방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서울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세계의 명작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곳이 됐다.

한국에는 춤과 뮤지컬 마니아층(層)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

K-팝이건 뮤지컬이건 신 문화산업으로 성장을 하기위해서는 질적 소통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세계인들이 흥얼거리는 응원구호가 되듯이 K-팝, 한국 뮤지컬이 세계를 지배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11일 개막한 경주세계문화 엑스포도 어김없이 세계의 춤과 뮤지컬로 시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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