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성문화재단과 수성아트피아 기획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무형문화재 제10호인 엄태조 씨의 50년 목공예 인생을 정리하는 대규모 전시회다.
소목(小木)이란 장롱, 궤, 함을 비롯해 문방구 등의 세간과 때로는 나무로 된 각종 물건, 가마, 수레, 농기구, 기타 도구류 등을 포함하며, 건축을 주로 하는 대목(大木)에 대칭되는 용어다.
목공예 명장으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진 엄 명장은 조선조 가구의 바탕 위에 독창적인 방식으로 작품마다 심혈을 기울여 조상들의 고고한 숨결을 수놓는 데 평생을 바쳐 왔다.
나무를 선별하는 과정에서부터 건조·사개 맞춤·연귀 짜임·마대 받침·상감·옻칠 등 전통가구의 심오한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옛 전통의 목공예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그의 특장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전통가구 제작에 몇 가지 기본 원칙을 두고 있다.
`먼저 우리 나무로 만들고 우리 기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채색도 옻과 같은 자연물감으로 해야 한다. 또한 나무의 안팎을 구별할 수 있어야하고, 상하좌우가 구별되도록 해야 한다. 음양에 의한 대칭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14세 때 나무와 인연을 맺어온 지 50년, 최고의 기능을 입증하는 `소목장`이라는 타이틀 외에 `전통기능전승자`, `무형문화재` 등의 칭호를 한 몸에 지닌 이 시대의 거목으로 우뚝 서게 됐다.
`명장(名匠)`이란 오직 외곬으로 한 분야의 창작활동을 고집하면서 반생을 보낸 기능인이 엄격한 기준의 자격과정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얻어지는 칭호로 전통기능전승자의 맥을 이어가며 후진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책임이 뒤따르기도 한다.
무형문화재 역시 그 맥을 이어가는 계보가 있어야 하는데, 한 가문에서 3 대가 대물려 한 가지 분야에 종사하든가, 독창적인 기능을 이수해야만 하는 형극의 길이기도하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소목장이 바로 엄 명장이라 할 수 있다.
엄 명장은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서 세인공방(053-981-1917)을 운영하며 전통 소목공예의 맥을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엄 명장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먹감변죽`등 80여점이 전시된다.
문의 (053)668-156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