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중 특히 서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일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루했던 장마 끝에 한 여름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즈음, 오랜만에 햇??속으로 나온 서민들의 이맛살은 그리 밝지가 못한 것 같다. 전세값, 가계부채, 부실저축은행문제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서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물가문제 때문이다. 장맛비로 농사를 망친 일부 농산물의 폭등은 말할 것도 없고, 서민들의 식생활에 영향를 주는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물가상승의 이면에는 당초 85달러정도로 예상한 유가가 100달러넘게 오르고 국제곡물가격의 폭등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소도 없진 않지만, 이래저래 등이 터지는 것은 서민들뿐인 것 같다.
원래 물가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어,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의 바로메타가 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 할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지표들이 그 외에도 돈값인 이자율, 사람값인 임금, 외국돈값인 환율 등 여러 가지 가격들이 있으나 이 중에서도 물건값인 물가가 가장 중요하다할 것이고, 심지어 다른 분야를 약간 희생하더라고 끝까지 안정적인 가치를 지켜내어야 할 가격이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물가가 흔들리면 모든 경제활동의 근본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당장 가계부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의 사업계획이라든가 국가예산만저도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가치가 상실되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물가의 생리상 오름세가 지속될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이 일반서민이다. 공급을 하는 기업측에서야 물가상승요인이 발생될 때 슬쩍 가격인상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면 크게 손해를 볼 일이 없다. 때로는 가격인상요인을 핑계삼아 폭리를 취하게도 되는 것이다. 반면 정액봉급이나 임금으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수입이 그만큼 탄력적으로 오르지 않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만큼 자기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시장에 나간 주부의 장바구니가 자꾸만 가벼워지고 종국에는 가족의 문화비마저 줄여나가야 하는 이치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통령께서도 물가의 고삐를 잡아라고 지시하면서 청와대내에 물가전담TF를 만들 것을 지시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나라가 아무리 부유할지라도 국민들은 자기 주머니가 가벼워지면 정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기가 어렵다. 정책당국자들은 상반기 수출실적 등 거시지표의 고공행진에 만족해 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단속에 지금부터라고 팔을 걷어부쳐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 `함께`하는 공동체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 같다. 점심 한 끼 값이 무서워 도시락을 싸들고 나오는 월급쟁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기업들 또한 최소한의 인상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나누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좌클릭으로 나가고 있는 큰 흐름을 미리 읽고서 평소에 가스를 빼주어야 폭발을 막을 수 있다는 역사의 만고불변의 진리를 모두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