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스승은 제자의 모범이어야 한다. 이것을 `모범 보이기`라 하는데 이것이 최고의 교육방법이다. 요즘 새롭게 등장한 도제교육은 어려서부터 스승에게서 직업에 필요한 지식·기능을 배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도제식 교육이 많았고 과거에는 그런 형태의 교육이 전부였다. 제일 강조된 것이 기능보유자나 전수자에서 많았고 음악(특히 국악)에서는 교육방법의 최상으로 꼽았다. 공부하는 방법의 모범을 보인 학자로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첫째였다고 한다. 다산은 18년간 유배생활에서도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편지를 써서 비록 폐족의 가문이지만 학문에 연마할 것을 잊지 않고 계속 자녀 공부에 전심을 기울였다. 그의 편지에서“너희들은 망한 집안의 자손이지만 더욱 잘 처신하여 그 전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폐족으로서 날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학문에 매진하는 것이다”고 늘 편지 속에 글을 남겼다. 그는 해남 보길도에 귀양와서 풍토병에 걸려 고독과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두 아들의 교육에는 한시도 늦춘 적이 없었다. 편지의 내용이 중복되었지만 끊임없이 당부하는 말을 놓지 않았다. 다산은 본인 스스로도 공부에 매진했음은 물론이요 그런 결과 다산은 492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으며 한 사람이 쓴 한자 저작물로는 세계의 최대였다. 요즘 같으면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명저를 남겼다. 다산이 이처럼 모범을 보이자 아들들은 아버지의 뜻을 순종하며 명문가의 전통을 이어갔다. 인간에게 감화를 끼치려면 우선 스스로가 인간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좋은 모범을 세우는 것이 나쁜 전례를 따르는 것보다 더 명예롭고 유익하다. `논어`에 보면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하고 몸가짐이 부정하면 비록 호령하여도 따르지 아니한다고 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