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걸려있다
다들 눈부셔라, 눈부셔라 하지만
이슬이 마를 동안
눈먼 먹이감도 걸리지 않을
다 드러나 버린 거미줄
안개 낀 삶의 막막함에, 때로는
밥보다 시가 더 필요한 날도 있겠지만
허공의 어둠을 훑어 이슬을 낚으면
틀림없이 배가 고프다
이슬을 낚는 거미는 배가 고프다라고 토로하는 시인의 마음속에는 삶의 무게를 절감하는 아픔이 스며있다. 안개 낀 삶의 막막함 때문에 이슬 맺힌 아침 산책길에 나선다. 우리는 때때로 이러한 막막함 때문에 먼데를 보기도 하고 해 저문 강둑에 나서기도 하고 깊이 담배를 빨아당길 때도 있다.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