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제3회 장기 산딸기축제를 앞두고 열린 전야제로 조용하던 양포항이 들썩 거렸다.
전야제 첫 무대에 오른 포항 주부밴드 퀸(팀장 한영화)이 `아름다운 강산`을 노래하자 주민들은 폭발적인 환호를 보내며 무대를 즐겼다. 40년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산딸기를 특산물로 키워내 이를 전국에 알리는 축제를 여는 주민들에게 이날 무대는 더없이 즐거울 수 밖에.
관객들에게 아련한 향수와 추억을 찾아가게 하는 무대를 선사한 주부밴드 퀸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주부들로 구성된 주부밴드다. 포항시여성문화회관 통기타 동아리 출신의 30~50대 주부로 구성된 7인조 밴드 퀸은 지난 2007년부터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우리가요와 팝을 주로 연주해 왔다.
멤버들은 그간 결혼으로 떠나 있던 음악을 통해 즐거운 세상, 활력 넘치는 가정, 맛깔 나는 주부, 폼 나는 여인으로서의 변모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주부들끼리 뭔가 노래를 통해 뜻있는 일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모임을 만들었고 지금의 단장인 최명식씨를 만나며 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쳐 있던 삶에 새 인생으로 태어난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좋아했던 노래와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이 새롭게 펼쳐졌으니 여왕이라는 표현도 부족하지 않겠어요.”
리더인 한영화 팀장은 “40대 이후 악기 한 점 다룰 줄 안다면 인생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악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고 그 열정으로 가정의 화목은 물론 자신의 영역을 개발해 잠자는 야성을 깨우게 된다”고 했다.
그들에게는 프로 가수가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다. 노래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줌마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음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기는 탓이다. 주부들의 소소한 행복의 행보가 영일만 르네상스에 동참하는 `아름다운 반란` 으로 활짝 펼쳐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