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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핏줄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10-06 22:30 게재일 2009-10-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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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신문화중고 총동창회장·객원논설위원
우리나라와 4천km쯤 떨어진 네팔에는 티베트계 몽골인들과 아리안계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사이좋게 살고 있다. 카트만두에서 만난 이들 두 인종은 몽골계와 아리안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이목구비가 너무나 달라 쉽게 알아 볼 수 있으며 두 인종의 이동이 여기에서 끝을 맺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한국인들의 원류는 어딜까.

동북공정에 나온 `고대 중국 고구려사 속론(2003)에는 고구려인이 중국의 고대국가인 은·상나라의 씨족에서 갈라져 나갔다고 기록, 한국인과 중국 한족은 혈연적으로 한 핏줄로 묶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88개 성씨(姓氏)가 있다. 이중 김씨는 국내외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김씨는 다시 120여개 본관으로 나뉘지는 데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 김알지와 가야 김수로왕 계로 모아진다.

이같은 성씨 분포도로 보면 금궤에서 태어난 김알지에 얽힌 출생 신화를 밝혀내는 것이 바로 우리민족의 뿌리를 아는 길이다.

신라 30대 문무왕 비문(碑文)중 `투후`에 대한 해석이나 지난 4월 부산외대 권덕영 교수가 당나라 때 중국 시안(西安)에서 죽은 신라 귀족 여인의 비문에서 찾아낸 `신라 김씨의 조상이 김일제`라는 글로 인해 김일제가 다시 중심에 서게 됐다.

김일제(BC 134~ 86)는 흉노족 왕 휴도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한무제(漢武帝)에 의해 나라가 망한 뒤 무제의 말치기가 됐다.

김일제의 비범함을 알게 된 무제는 그를 투후(투 지방을 다스리는 제후)에 임명하고 김씨 성을 내렸다고 한다. 최초의 김씨 성이며 김알지의 계림의 금궤 신화보다 200년이 앞선다.

이즈음 국내 학계 일부에서는 한나라에서 승승장구하던 김일제의 후손들이 왕망의 반한(反漢)세력에 가담, 멸문의 화를 입게 되자 한반도를 피신해 신라의 지배세력이 되었다는 가설을 내기도 했었다.

경주에서 출토되는 금관과 각배, 화려한 장신구, 말안장 등 중앙아시아의 기마민족들이 쓰던 물건들이 유독 김씨계 왕릉에서 대량 발굴되는 원인이 김씨계와 관련이 있는 지도 앞으로 규명해 볼 일이다.

몽골의 초원은 돌궐(터키)족의 선조이며 몽골족의 선조일 가능성이 높은 흉노의 본고장이다. 최근 6000년 전 인류 모습이 출토된 홍산 문화와 적석총 묘제(통일신라시대 돌무덤)역시 우리민족의 이동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지난 2006년 단국대 생물학과 김욱교수는 모계유전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했다. Y염색체가 아버지를 통해 아들에게만 전달되는 부계유전과는 달리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를 통해 아들과 딸 모두에게 전달되는데 따라 한국인은 중국 조선족과 만주족, 일본인 순으로 가까웠다고 한다.

특히 만주족과 중국 동북 3성인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일대에 사는 구 조선족은 한국인과 유전적으로 더 가까워서 한반도 일대에서 활동했던 고구려인의 유전적 특징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2003년 부계를 통한 Y 염색체의 유전적 변이 분석에서도 한국인은 주로 몽골과 동남부 시베리아인에게서 흔히 나오는 유전자와 동아시아와 중국 남북부에서 흔히 보이는 유전자형이 모두 발견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우리 역사학계에서도 한족을 물리치고 중원을 차지한 금나라의 여진족(만주족)이 신라인의 후예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금사(金史)에는 “금태조가 고려에서 건너온 함보를 비롯한 3형제의 후손이다”라는 대목을 들었으며 금을 계승한 청나라 건륭제 재임시절 집필된 `흠정만루 원류고`에도 금나라라는 나라 이름이 신라 김()씨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이 있다.

우린 흔히 단일민족이라고 말한다. 단일민족은 오랜 세월을 이어오면서도 유전적 동질성을 획득했다는 의미이지 한국인의 기원이 하나라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한국인은 동아시아 내에서 남방과 북방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형성된 다양성을 지닌 민족으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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