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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可泉 기자
등록일 2009-10-05 19:05 게재일 2009-10-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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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마다 즐겨 먹는 음식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즐겨 먹는 고기도 다르다. 어떤 민족은 구더기를 먹고 어떤 민족은 개고기를 먹고 어떤 민족은 원숭이고기를 먹고, 어떤 민족은 돼지고기를 안 먹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육질과 지방이 겹쳐져서 이루어진 돼지고기 삼겹살은 가히 전 국민의 기호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쇠고기보다 싸다. 나라에 따라서는 돼지고기가 더 비싸기도 하고, 쇠고기와 거의 같은 가격인 경우도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가 싸고, 전에는 더 쌌다. 아마 소는 인력을 대신하는 노동력의 기능이 있어서 고기로 먹기에는 너무 귀한 탓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왕조시대에는 소를 잡는 것이 종종 국법으로 금지되었다. 부잣집에서 혼인이나 장례가 있어야 쇠고기를 볼 수 있었지만, 도살이 금지되면 전국에서 쇠고기가 자취를 감췄다. 쇠고기는 황육(黃肉)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불렸고, 소 한 마리는 장정 두 사람의 노동력으로 품앗이를 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돼지고기는 싸고 맛있는 고기로, 쇠고기의 대체기능까지 하면서 대량으로 소비되고 있다.

돼지는 민간에서 잔치나 장례의 상징물처럼 여겨졌다. 농경문화로 서로 돕는 풍습이 있던 때에, 큰일이 있으면 돼지 한 마리는 잡아야 손님을 다 치를 수 있었다. 현대에 오면서도 돼지고기는 잔칫상과 종교적 의례에 가운뎃자리를 차지했고, 친근한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빠지지 않고 준비하는 음식이 되었다.

이렇게 소비가 많은데 경제력이 나아지자 돼지고기가 귀해지면서 가짜 삼겹살까지 나오고 있다.

맛이 덜한 부위의 고기에 지방을 끼워서 억지 삼겹살을 만들어서는 진짜 삼겹살처럼 팔고 있다고 한다.

그런 재주와 노력을 보면 본전도 안 나올 것 같은데, 그래도 진짜보다는 싼 모양이다. 중국에는 파라핀으로 만든 가짜 달걀도 있다더니, 참 재주들도 좋다.

/可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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