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거나, 한국 남자 또는 여자와 결혼을 하여 일군 가정을 가리키는 말로 이를테면 언어, 문화, 관습, 종교, 직업, 계층, 인종 등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국제결혼`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없던 `다문화 가정`이 요즘은 어느 곳에서나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8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정식적으로 등록된 외국인 수는 100만 4천여 명, 체류 외국인은 116만여 명에 달하며, 전체 인구의 약 2%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이는 반만년 단일 민족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도 이제 21세기에 들어 한 공간에서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다문화 가정을 자신과는 뭔가 다른 특별한 사람들로 바라보는 경향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모상 구별이 거의 쉽지 않은 일본이나 중국 출신의 사람들과 달리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등에서 온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은 특히 더 그렇다.
그리고 이제 다문화 가정은 또 다른 사회문제들을 낳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나라의 문화와 음식과 사고방식이 다른 나라에 와서 쉽게 이 나라 문화와 음식 등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에게 `빨리 더 빨리` 이 나라에 익숙해지기를 바란다.
특히 한국인 남성들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의 경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경제적 빈곤과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가난을 해결하고자 한국에 시집왔으나, 배우자가 일용직이나 저소득층 등 여러 요인으로 실제 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어문제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문화생활이 단절되고, 심지어는 신체적 폭력까지 당해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여성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 당국의 제도적 지원책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우리 사회에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10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의 조사 결과,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아내 10명 중 8명은 “다시는 한국인과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겠는가. 이유는 자신들을 `우리`에서 소외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다문화 시대의 사고와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리고 현재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이 국적을 취득하려면 결혼 후 최소 2년이 지나야 한다. 위장 혼인을 방지한다는 명목이다. 국적 취득 전까지 1년 마다해야 하는 비자연장 때에도 배우자가 신원보증을 하게 돼 있다. 국적 취득 역시 배우자가 동행해야 가능하다. 이를 무기로 국제결혼한 한국인 남성들이 이주여성들을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은 이주여성이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비자연장이나 국적 취득에 비협조적이다. 국적 취득 때문에 남편의 폭력과 학대를 참고 견딘다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런 현실에 사회통합교육을 이수해야만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의무사항이 덧붙는다면 이주여성들이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것에 대해 협조적인 남편은 얼마나 될까.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관련 실질적인 지원책이나 조례제정, 가정폭력 발생시 전용 쉼터 지원,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 결혼 이민자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다문화 가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은 그들만이 겪어야 할 특별한 고통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도와주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국인`으로 남들과 똑같이 대접받고 살아가길 희망하는 `우리 이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