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보훈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자신들이 지켜 온, 이 땅에 존재하는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우리는 그분들의 참뜻을 소중하게 이어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세계는 하나로 지구촌시대를 부르짖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부끄러운 역사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하의 참전용사들이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과거 미니스커트, 장발을 단속하고 통행금지가 있어 국민의 자유를 압박하던 시절에 비한다면, 지금 현실에서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배부른 이념적 싸움은 그만두고 진정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파악하고 살펴보아야 할 때다.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호시탐탐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들고 군부를 튼튼하게 만들어 가며, 지구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국마저도 5자회담을 거부하며 대북제재보다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으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신반의하는 사이 설마가 일을 낼 수도 있다.
이제라도 남한에서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수정안을 발표해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국가관이 투철해야 된다.
주권국가의 소중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군의 작전계획과 능력을 보강했다고 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것은 무리다.
마치 남북이 하나 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남북경협이 시작했던 개성공단 사업이 북한 측의 몽니로 인해, 입주업체들은 오히려 정부를 상대로 소송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대북정책에 문제가 생겨 남북관계 악화와 방북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민심을 기업의 경영책임으로 화살을 돌리는 통일부의 발표가 민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 더욱 남북문제는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왜 꼭 군에 입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6·25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이 이 땅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이 투철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쟁의 산물로 평생을 국적이 없어 국가의 혜택을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2세, 3세까지도 대물림하며, 러시아 연방국가에서 생활하는 고려인들의 삶을 남북 분단국가인 우리 국민들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민심은 거센 폭풍우와 파도의 위력과도 같다. 때문에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와 민생정치를 부르짖는 국회는 민심의 흐름을 바로 읽고 대책을 세워 삶의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각기 자당의 입장만을 고집하며 국회개회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실망감에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대통령이 사교육비 절감을 주문하고, 경제초점을 서민경제에 맞추라는 등의 언급이 있은 후에야, 방향을 재설정하는 관계부처의 처신을 보는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통령과 함께 민생 시찰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 민심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바르게 파악하여 해결해 주는 것이다.
물론 국민 각자가 처한 입장에서 권리를 찾으려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지만, 그 목소리를 최소화하려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노력하는 정부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정당한 법의 판결보다는 빈부와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법치국가의 위상도 떨어져 서민들은 서러워하며, 오랜 기간 동안 비정규직의 처우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분노하는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내년이면 또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지역마다 출마자가 거론되고 출마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높은 선거 열기만큼 초심을 잃지 않는 뜨거운 열정으로 민심을 거스르지 말고 진정한 지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시원하게 소통이 잘되는 민생정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