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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2009 경북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 수상작 - 산문ㆍ운문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5-14 20:17 게재일 200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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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지양, 최명환군
▲산문 최우수상


최명지(경주초등 6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귀여운 꼬마가 엄마 손을 잡고 또 다른 손으로 풍선을 꼭 잡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엄마 손을 잡고 처음으로 학교로 향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입학식 날이었다.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날 봄이 시작되었는데도 바람이 차가워 날씨가 매우 쌀쌀했다. 입학식 때 입기 위해 사둔 알록달록 어여쁜 봄옷도 입고가지 못하고, 감기에 걸려서 코를 훌쩍거리며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하니 올망졸망한 또래의 친구들이 있었다.


“명지야, 친구들이 있네. 가서 인사해.”


어머니께서 살짝 등을 밀며 재촉하셨지만 나는 낮가림이 심했기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학교에 가기 전 엄마와 새끼손가락 걸고 새 친구들, 새 선생님과 웃으며 인사하기로 했는데도 막상 도착하니 낯설고 다가가기가 무서웠다. 그 때 새 선생님께서 내게 다가오셨다.


“명지구나! 이름이 참 예쁘네. 선생님은 이제부터 명지랑 같이 지내게 될꺼야.”


선생님께서는 내가 낯설어하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선생님 소개를 해주셨다. 그리고 내게 노란 풍선을 손에 쥐어주셨다.


“명지야, 이 풍선에 명지의 예쁜 꿈을 적어주렴.”


나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참을 고민해도 내 꿈이 떠오르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엄마를 살며시 쳐다보았지만 엄마는 웃기만 하셨다. 나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방금 전, 선생님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풍선에 매달린 꼬리표에 ‘1학년 6만 선생님’이라고 적어 넣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던 나를 미소로 받아주신 선생님이 천사 같았기 때문일까? 내가 적어놓은 꿈 옆에 웃고있는 선생님 얼굴도 작게 그렸다. 마치 내가 선생님이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자, 모두 꿈을 적었으면 하늘 위로 날려 보내러 갈까요?”


우리는 운동장으로 나갔고, 1학년 입학생 모두 함께 꿈을 실은 풍선을 하늘 위로 날려보냈다. 풍선은 봄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높이높이 올라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까치발을 했다. 마치 내가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빨강, 파랑, 노랑 무지개 빛깔의 풍선이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림처럼 떠올라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입학식 이후 호기심 가득한 1학년 생활을 했고, 시간이 흘러 전학을 해 지금 6학년이 되었다. 지금쯤 풍선은 어디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까? 내 꿈은 어디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까?


그 풍선이 어디까지 날아올랐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게 풍선을 쥐어주던 선생님도 그 풍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못한다. 하지만 분명 어딘가를 날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비도 만날 것이고 찬바람에 훌쩍이며 감기도 들 것이고 힘들면 잠시 키 큰 나무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열심히 날아가겠지. 지금 나처럼.



▲운문 최우수상


최명환(경주초등 6년)



풍선은 시간을 돌아다니는


타임머신이다.



한낮의 햇살 아래


나무에 걸린


사촌 동생의 노란 풍선은


깨금발로 손을 뻗는


아버지를 다섯살이 되게 하고



박수 치며 까르르 웃는


어머니를 어린 꼬마가 되게 한다.



풍선은


따뜻한 등불을 품고 다니는


친구이다.



쫄랑쫄랑 따라다니다


넘어져 울고있는 동생을


뚝 그치게 하고



싸운 뒤에 따로따로


집에 가던 내게 친구의 풍선은


해사한 웃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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