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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주연 하지희씨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5-13 19:58 게재일 200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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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연극의 간판 여배우‘인 하지희(31)씨가 지난 6∼10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포항시 초청기획공연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원작 이브 앤슬러, 연출 백진기)는 여성의 성(性)을 삶의 절실한 한 부분으로 끌어안은 다큐식 연극.


이 연극에서 하씨는 각기 독특한 목소리와 제스처로 1인9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며 억압과 핍박의 대상이었던 여성의 몸, 특히 성기를 거리낌없이 얘기하자고 당돌하게(!) 권했다.


-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어떤 작품인가.


▲여성의 성(性)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인 이브엔슬러가 전세계 200여명의 여성들과 직접 인터뷰를 하고 그것을 무대에서 공연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할리우드의 많은 여배우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김지숙, 예지원, 서주희 등 유명 배우들이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신데 모든 이야기의 본질은 ‘여성’이다. 물론 조금은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사실상 모두가 겪고 있거나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타인에게 “잘못하셨죠? 여자는 항상 고통받아요“라고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여성들이 많습니다. 당신도 혹시 당신에 대해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요?”라고 가르쳐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공연에서 관객 반응은 어떠했나.


▲“그(버자이너)”말을 내뱉는 순간부터 경직상태다. 간혹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되도 억지로들 참으신다. 웃으면 다른 관객들이 자신을 이상한 취급 할 것 같아서 웃음도 참고 그냥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는 분들이 많으셨다. 처음 공연 할 때는 그런 관객들의 반응에 오히려 내가 당황했었다. 이 작품이 웃긴 이야기라는 얘기가 아니라 ‘함께 즐기고 공감해야 한다’는 얘기다.


- 출산에 대한 견해는.


▲대사 중에 그런 것이 있다. 출산을 보고 난 후에는 “이해”가 “숭배”로 바뀌었다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쯤인가, 출산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물론 실제는 아니고 영상물이었다. 무슨 수련회 같은 것이었는데, 보면서 엄청 울었다. 징그럽다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한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었다.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하지않는가? 모든 어머니는 여성이다. 출산 이야기로 극을 맺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이 작품에 대한 여성으로서의 생각은.


▲이 작품을 하면서 나의 ‘여성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 작품은 대단하다고 여겨질 만큼의 솔직함으로 참 둔한 나를 아름답고 소중하게 만들어 주었다. 작품성, 예술성, 이런 것 말고 그냥 솔직함으로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 앞으로 바람이나 계획.


▲나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좀 발전했으면 좋겠다. 언젠가부터 슬럼프에 빠진 듯 한데 아직 덜 빠져 나온 것 같다. 그것이 지금 좀 힘들다. 고향에서 너무 편하게 해서 그런가? 노래도 배우고 악기도 좀 배울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나를 더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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