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당 쇄신안에서 조기전대론… 계파 갈등까지

박순원기자
등록일 2009-05-13 21:40 게재일 2009-05-13
스크랩버튼
4·29 재보선 참패에 이은 조기전당대회 요구를 포함한 당 쇄신안과 이달 말로 예정된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당의 고질병인 계파 간 갈등에다 21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 등 한나라당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정말 분당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다만, 민본21과 정몽준 최고위원, 주요 친박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개별 의원들은 지역 일정과 해외 순방 등으로 물밑접촉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2일, 당내 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당 쇄신책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잘 풀어보겠다”며 “자신의 스타일상 만나서 갈등만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박 대표는 “당내 모든 요소를 고려해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게 쇄신과 화합”이라면서 박 전 대표의 부정적 입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사자인 박 전 대표 측은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미국 방문을 마친 후, 다시 모든 외부 일정을 보이콧 한 채 침묵정치에 들어간 상태.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당분간 외부 활동이 없을 것”이라면서 “박희태 대표를 안 만날 이유는 없지만, 만나봐야 더 기대할 게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 역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회동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며 “이명박 정부 이후 당의 공천 등 정치 운영과 작년, 백여 개 법안을 충분한 국민적 공감 없이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드러난 일방성과 속도전이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정몽준 최고위원과 민본21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조기전당대회론이 계파 간 갈등으로 발화되는 양상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12일, “그림자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구도가 친이·친박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 등 국민에게 책임질 수 있는 분들이 나와야 하며, 특히 이재오 전 최고위원도 실세로 판단된다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최고위원은 “예전에도 박 전 대표가 국정에 책임 있는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함께 일하고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비유했다.


다만, 당 쇄신 문제를 공식 제기했던 소장파 모임 민본21은 조기전당대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갈등의 본질인 청와대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와 인적 개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박계에서는 조기 전당대회가 본질적인 해답이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인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당의 상황 인식이 잘못됐다”며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더라도 박 전 대표가 출마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총장은 “쇄신을 외치는 이른바 ‘원조 소장파’가 김무성 원내대표 필요성을 이야기했다가 이제는 조기 전당대회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종합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