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박희태 대표와 회동이 성사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이미 지난 8일 ‘김무성 원내대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으로 급파한 김효재 비서실장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박 전 대표도 전날 미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대표가) 만나겠다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며 회동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김 비서실장을 인천공항에 보내 박 전 대표를 영접하고, 회동을 다시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대표측은 “빠른 시일내 날을 잡아 박 전 대표와 만날 것”이라며 “김무성 원내대표 제안 배경을 비롯해 전반적인 화합 구상을 설명하고, 박 전 대표의 이해를 거듭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 시기는 박 전 대표의 일정을 최우선 존중한다는 방침이지만, 늦어도 금주를 넘기지 않고 빠르면 12일이라도 만난다는 계획이다.
회동에서는 ‘친박 원내대표’ 문제를 비롯해 당 쇄신안과 관련한 전반적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신임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 인선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이미 좌초된 상황에서 갑작스런 입장 진전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게다가 박 전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소위 친박(친 박근혜)이라는 분들이 발목을 잡은 게 뭐가 있느냐”면서 “친박 때문에 당이 안되고 있다, 친박 때문에 선거에 떨어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현재 당의 위기를 친박 포용으로 수습해가려는 주류측 인식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위기 진단이 다른 상황에서, “지도부에서 최선을 다해 당을 잘 이끌어 달라”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서 변화가 있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한 당직자는 “이미 원내대표 카드가 날아간 상황에서 두 분이 만난다고 결론이 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고, 영남권 친박 의원도 “박 전 대표 입장에서야 열심히 하시라는 말 밖에 할 말이 더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회동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장 만나서 할 이야기가 뭐가 있느냐”면서 “이제는 우리끼리 할 일을 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