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행복해야 할 어린이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뜻밖의 죽음에 이르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재나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국내 어린이 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2005년 한해를 기준으로 분석된 통계지만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들이 애꿎게 희생되는 사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울타리 역할을 제대로 못한 어른들에겐 수치스러운 기록일 뿐이다.
그나마 사고 사망건수가 해마다 줄어든다니 다행이다.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없는 어린이들은 어른의 각별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학부모 열에 아홉은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놓고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고 어린이들도 70%가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어린이들 앞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은 자동차사고뿐 아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웅덩이에 빠져 변을 당할 수 있고 유괴 등 흉악범죄에 희생되거나, 산과 바다에서 열리는 각종 캠프에 참가했다가 안전불감증에 걸린 어른들의 부주의로 참사를 겪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살기 힘든 나라가 돼서는 안된다. 절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그들이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꿈나무’이자 ‘희망’이라면 교통사고나 화재, 익사, 추락, 유괴, 성폭행 등 각종 위험으로부터 절대 안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법적 장치 등 하드웨어는 그런대로 구축됐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소프트웨어이 고, 결국 어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어린이의 안전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느냐는 것이다. 아이들이 집 안팎에서 사고 없이 클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함께 관계당국은 허술한 구멍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