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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초청기획공연 '버자이너 모놀로그'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5-07 20:29 게재일 200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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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지희, 1인9역 상담론

10일까지 문예회관 소공연장

오는 1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는 포항시 초청기획공연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공연된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원작 이브 앤슬러, 연출 백진기)는 여성의 성(性)을 삶의 절실한 한 부분으로 끌어안은 다큐식 연극.


우리말로 옮기면 ‘질의 독백’. 국내외 각종 연극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하지희가 모노드라마로 여성 성담론을 진지하게 풀어간다.


이 작품은 극작가이며 시인,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가 수십명의 여성들을 직접 인터뷰한 것으로 바탕으로 쓴 것이다.


1996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1997년 오프 브로드웨이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오비상을 탔고 1998년 뉴욕, 1999년 런던에서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6살 배기 어린소녀에서 75세 노파에 이르기까지 9명의 여성이 왜곡돼 온 성(性)으로 인해 겪은 에피소드를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낸다.


배우 하지희는 각기 독특한 목소리와 제스처로 1인9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며 억압과 핍박의 대상이었던 여성의 몸, 특히 성기를 거리낌없이 얘기하자고 당돌하게(!) 권한다.


그리고 그걸 소리내 부르지 못하도록 만든 관습이 바로 여성들의 삶을 불행하게 했다는 깨달음을 봇물처럼 쏟아낸다.


하지희는 아이부터 70대 할머니까지 천의 얼굴로 변해 상처입은 여성들의 한과 슬픔을 고스란히 풀어놓는다. 성기를 못 만지게 하는 엄마 때문에 팬티를 세개씩 겹쳐 입는 다섯살 어린이부터 아버지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10세 소녀, 처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하곤 눈물을 펑펑 쏟는 40대 주부, 성기가 누리는 기쁨을 한평생 모른 채 외롭게 늙은 할머니의 신산한 삶까지.


‘섹스 신음소리 퍼레이드’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몰고 가기도 하는 연극은 여성성의 완성인 출산을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끝을 맺는다.


지난달 서울 대한민국 연극퍼레이드에서 인정받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포항무대에 오르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지역 극단 은하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백진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극단 은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지난해 12월22일부터 올해 2월25일까지 포항 중앙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했으며 ‘제1회 포항 3·8 여성대회’기념 초청공연을 비롯 대전예술의전당, 천안 문화원 등 여러 지역에서 초청공연을 성황리에 가진 바 있다.


하지희는 ‘느낌, 극락같은’ ‘언덕에 서면 보름달이 보인다’ ‘오이디푸스-그것은 인간’ ‘산씻김’ 등 수십 편의 연극무대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왔다. 지난 2001년 ‘언덕에 서면 보름달이 보인다’로 전국연극제에서 여자연기상, 일본 야쿠모국제연극제에서 ‘산씻김’으로 여자주연연기상을 수상했고 지역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5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공연 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 입장료 전석 1만원. 문의 270-548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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