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문학관, 육우당 복원 등 '문학체험의 장' 기대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고향의 정서와 민족의 희망을 빼어난 수사로 형상화한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이다.
시인의 대표작으로 국민적 애송시가 된 이 작품을 기리기 위해 안동시가 도산면 원천리 이육사문학관 뒤편에 ‘청포도 공원’을 최근 준공했다.
이에 따라 이곳을 찾는 문학도나 관광객들은 안동호 상류의 푸른 낙동강을 바라보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푸른 바다’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이어 ‘주저리주저리 열리는’ 청포도의 정서까지 직접 느껴볼 수 있게 됐다.
863㎥ 규모로 조성된 청포도 공원에는 청포도나무 30그루를 심고, 나무줄기가 타고 오를 수 있는 파고라 및 야외탁자 3동이 들어섰다.
또한 청포도공원 인근에는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긴 모습의 육사 선생 동상과 시비는 물론 선생의 생가인 육우당도 복원돼 있어 더욱 생생한 문학적·정서적 체험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애초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청포도공원 조성사업은 기대에 비해 아쉬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이번에 심겨진 청포도 묘목이 모두 1년생에 그친 탓에 실제 청포도가 열리기까지는 앞으로 3년여의 시간이 필요하고, 포도나무와 잔디밭을 관리하기 위한 스프링클러 등 관개시설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매년 7월 이육사문학축전이 열리고, 특히 올해 이 문학축제의 규모가 대대적으로 확대될 예정임에 비춰보면 공원의 미완성은 더욱 아쉽다.
조영일 이육사문학관장은 “청포도공원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되면 우리 지역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공원의 규모를 더 늘리고 다년생 포도나무도 구해다 심는 등 보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위탁 이후 이육사문학관은 문학캠프와 문예대학을 운영하는가 하면 전국적 규모의 문학축전을 계획하는 등 활발한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