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두통 되기전 전문적 진찰·치료 받아야
곽규호 과장 <포항성모병원 신경과>
편두통은 두통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흔히들 머리가 가볍게 지끈거리거나 뻐근한 경우를 편두통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의학적 용어로서의 편두통은 매우 심한 두통으로서 다음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두통을 말한다.
심한 두통이 몇 시간씩 혹은 2-3일씩 지속되며 자주 반복되고 주로 한쪽 머리가 아프며(환자의 60%에서) 심장의 맥박과 같이 쿵쿵거리는 박동성 통증이며 메슥거림, 구토, 혹은 복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또 일상생활에 방해를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하며 빛을 싫어하거나 냄새에 민감해지기도 하며 월경, 과로,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유발되기도 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일부 환자들에게서 두통이 나타나기 수분에서 1시간 전에 눈앞이 흐려지면서 불꽃이 번쩍거리는 양상 혹은 손발이 저리거나 말이 어둔해지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모두 앓는 환자도 있으나 대부분 이들 중에서 네, 다섯 가지 증상을 가지고 있다.
편두통의 발생빈도는 성인의 경우 10∼30%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편두통을 앓고 있으나 정확한 이해는 부족하여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편두통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편두통 환자에게서 정확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단순히 진통제 성분의 두통약만 복용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이며, 이 경우 자칫하면 수십 년을 지속하는 만성 두통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편두통과는 무관한 다른 질병들을 편두통이라고 오진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뇌종양이나 뇌동맥류 같은 질병들을 편두통으로 오해하고 진통제만 복용할 경우 점점 더 악화되면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므로 두통이 반복될 경우 반드시 뇌 영상 사진 (CT 혹은 MRI) 촬영이 필요하다.
편두통 환자는 남자보다 여자가 두배 이상 많으며 주로 20∼30 대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편두통이 유전되는 경향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 편두통이 잘 발생하는 선천적인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두통이 발생하는 기전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가설들이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으나 공통으로 인정받는 통증의 주된 기전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①외부자극에 의해 뇌혈관이 수축되면서 어지럽거나 머리가 무겁거나 눈앞이 흐릿해지는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②한두 시간이 지나면 수축된 뇌혈관이 다시 확장되면서 그 압력으로 본격적인 두통이 유발되며 ③ 뇌혈관 주위에서 통증을 유발시키는 물질들이 분비되어 더욱 두통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편두통은 근본적으로는 뇌혈관에서 기인하는 “혈관성 두통”이기 때문에 통증은 심하지만 CT나 MRI 에서는 대부분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뇌혈류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뇌혈류초음파(TCD) 검사를 해보면 상당수에서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편두통이 의심되는 경우 뇌영상(CT 혹은 MRI)촬영과 함께 뇌혈류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간혹 10대 초기 혹은 그 이하의 소아에서도 두통이 자주 나타나거나 혹은 어지러움을 자주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계속 반복되면 소아 편두통의 가능성을 반드시 생각하여야 한다. 소아의 경우 드물게는 배가 자주 아프면서 토하는 증상으로 편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원인 모르는 복통이 반복되는 경우에도 신경내과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
편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호르몬 변화, 자극적인 음식물, 혹은 약물이나 외부충격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어떠한 원인으로 인한 것이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만성두통으로 발전하면서 더욱 자주, 더욱 많이 아프게 되므로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편두통이 반복되는 환자는 아플 때만 진통제를 먹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이 두 가지 치료를 모두 병행해야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편두통 치료제는 상당히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할 경우 고통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편두통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자가처방으로 진통제만 복용하지 말고 신경과(신경내과)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