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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 확보 없이 공원 뚝딱 행정 무책임에 ‘비판 목소리’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6-25 16:10 게재일 2025-06-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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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 들여 만든 포항 장길리 복합낚시공원… 통행불편에 민원 빗발 
토지주 차량진입 차단까지 운영 차질… 市 “추경 편성·재협상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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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리 낚시공원 진입로에 ‘회전 주의’라고 적인 콘크리트 구조물이 놓여있다. /단정민기자

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이 사유지 문제로 인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행정 무책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장길리 복합낚시공원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일대에 조성된 해양테마 공간이다. 도시민들에게 어촌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은 각종 소득을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공원은 연면적 7792㎡, 건축면적 1189.3㎡(3개동) 규모로 조성됐으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와 도·시비를 포함한 총 119억 9400만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개장 이후부터 진입로 문제로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되며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 공원 진입을 위한 도로 확·포장 공사를 추진했으나 해당 부지의 토지소유주와 보상 협의가 불발되면서 2021년 10월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문제가 된 진입로는 과거 장길리 어항으로 향하던 골목길로 현재는 인근 카페와 대게 판매장이 인접해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이 골목길을 통해 차량으로 낚시공원에 출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아예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통행이 차단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색이 낚시공원인데 차가 들어갈 수 없다”, “카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녀오려 해도 눈치가 보인다”, “통행이 어려우니 방파제도, 전망대도 사람 하나 없다” 등 불만의 글이 잇따랐다.

마을 주민 A씨는 “수백억 원을 들여 공원을 지어놓고 정작 들어가는 길 하나 해결 못 했다”며 “그 골목은 원래 대게 가게 주인의 사유지이다. 지금까지는 통행을 허용했지만, 최근 외지인이 인근에 대게 판매장을 새로 열려 하자 도로 일부를 막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통행을 계속 허용하면 손님을 뺏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사유지 주인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고 덧붙였다.

사유지 주인 B씨는 “원래는 데크길을 통해 낚시공원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며 “애초에 포항시가 도로를 매입한 뒤 정식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다 보니 대게 장사가 어렵다. 이 때문에 마을 규칙에 따라 같은 업종의 신규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인근 세입자가 같은 업종으로 장사를 하려 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촌계장이 마을 회의도 없이 빈 건물에 세를 줬다. 지금은 계장도 바뀐 상태”라며 “통행을 막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세입자와의 갈등, 그리고 포항시와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진다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철거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시설 사업에서 진입로 확보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며 “보상 협의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한 것은 행정 절차상 중대한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사유지이고, 토지 소유자가 사유권을 행사하면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3년 전쯤 도로 재포장을 추진하며 보상 협의를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부서 회의를 열고, 진입도로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토지주와의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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