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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충전에 1000km 주행”⋯국산 배터리 ‘안 깨지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6-01 09:16 게재일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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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이미지.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단 20분 만에 충전을 마치고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화학과 박수진 교수·제민준 박사 연구팀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최장욱 교수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연구를 통해 충·방전을 반복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 ‘고강도 실리콘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로는 주로 흑연이 사용되지만, 저장 용량이 이론적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대안으로 떠오른 실리콘은 흑연보다 에너지를 최대 10배 더 저장할 수 있어 ‘꿈의 소재’로 불렸으나 충·방전 시 부피가 무려 300%까지 부풀어 오르며 입자가 산산조각 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떨어져 상용화가 어려웠다.

기존 연구들이 소재를 단순히 단단하게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면 공동 연구팀은 반복적인 부피 변화를 버텨내는 ‘강도’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결정 입자가 작아질수록 기계적 강도가 변하는 ‘홀-페치(Hall-Petch) 법칙’을 응용해 실리콘 산화물 내부에 강도가 최대치에 이르는 32nm(나노미터) 크기의 불화리튬(LiF) 결정을 정밀하게 배치했다. 여기에 이온과 전자의 이동 속도를 높이는 특수 코팅층을 표면에 입혀 급속충전 성능까지 동시에 확보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고강도 실리콘 소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변화율이 18.9%에 불과했다. 기존의 300% 팽창과 비교하면 사실상 변형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실제 배터리 평가에서도 20분 급속충전(10~80% 기준) 조건으로 1000회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상용 배터리 형태인 파우치셀(1.26Ah급) 테스트에서도 500회 이상 정상 구동을 마쳤으며 에너지 밀도는 1kg당 402Wh를 기록해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술이 실제 전기차에 적용되면 1회 충전으로 약 1000km 주행이 가능해져 운전자들의 장거리 주행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진 포스텍 교수는 “실리콘 음극재가 부서지는 문제를 강도와 영률을 동시에 높이는 기계·전기화학 통합 설계 방식으로 해결했다”며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을 모두 만족하는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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