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1단계 공사 돌입한 포엑스, 인근 동부초교 부지 매입 추진 포항시·학교 총동창회 협의 제안에도 교육청 불가능 입장 표명만 국내 최대 전시 컨벤션 만들어 ‘마이스 관광도시’ 도약 난관 부딪쳐
포항동부초등학교 이전을 두고 포항교육지원청의 불통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포항시가 국제적인 마이스관광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를 포항동부초교 부지를 포함해 확장 건립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교육청이 반대입장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와 학교 총동창회가 동부초교 이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협의를 제안했으나, 교육청은 이전지 선정에 대한 평가나 학부모 찬반 투표 등의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오로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5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북구 장성동 옛 미군부대 캠프리비 부지 2만6608㎡ 땅에 포엑스의 1단계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인 포엑스는 지하 1층과 지상 5층 총 6개 층에 전시장과 컨벤션홀, 소회의실, 휴식공간 상업·업무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포항시는 최근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면서 포엑스 확장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짓고 있는 공간만으로 대형 국제행사를 개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인근 동부초교의 땅을 사들여 컨벤션의 규모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1단계 건물과 비슷한 규모의 대칭적인 건물을 만들어 포엑스를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컨벤션이자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컨벤션이 들어서게 되면 교통량과 방문객 증가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노후화한 동부초교를 이전해 학생들이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더 좋을 것”고 말했다. 이어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르면 컨벤션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 이는 곧 철강 경기 침체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포항지역에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는 중요한 플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외부용역을 통한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학교이전에 적절하다고 판단된 A부지(환호공원 서측 부지), B부지(현대제철 사옥), C부지(두호공원) 등 3곳을 교육청에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교육청은 포항시의 이같은 제안에 난색을 표시했다.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현 학교 부지가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최적지라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포항시가 학교 이전을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동의 할 필요는 없지 않냐“면서 “학교 이전은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의 의견을 묻는 공식적 소통의 장 제공 역시 이해관계가 다른 학부모와 지역민 간의 의견 충돌 및 혼란이 가중된다고 자체 판단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학교 총동창회는 교육청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저출산의 여파로 해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이전은 ‘선택’이 아니라 존립을 위한 ‘필수’라고 주장했다.
김일근 동부초 총동창회장은 “이 중요한 사안을 학부모들과 논의하지 않고 교육청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학교 이전이 불가능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고 지적했다.
포항시도 총동회의 입장과 동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교육청이 심의나 평가, 학부모설명회도 거치지 않은 채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더 많이 반대한다면 이를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학교이전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학부모와의 소통을 일방적으로 막지 말아달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