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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화 한복연구가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8-06-27 16:04 게재일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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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유산인 한복이 현대의상에 밀려 잊혀져 가고 있어요. 우리옷을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고 입어주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한복을 잊어버리고 현대의상이 우리옷인양 착각하며 살아갈 지도 모를일입니다. 후손에게 소중한 우리 옷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배우고 익혀서 아이들 눈에 익게 입히고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포항시 북구 덕산동 243-8번지. ‘조정화우리옷학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우리옷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온 조정화(53·사진)씨는 지금 우리 옷을 전시할 공간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그는 한복을 보통 사람들의 평상복처럼 30년째 입고 있다. 교육 하는 이들에게도 이같은 한복사랑 정신을 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처음에는 친정 어머니가 한복 짓는 것을 따라 했는데 1994년 독학으로 한복기능사 자격증을 땄다고 그는 설명한다.

”한복이 21세기를 주도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우리옷은 곧바로 요즘의 웰빙옷 아니겠습니까. 한복에 정성을 쏟았지요.”

그래서 1994년부터 그 당시 명지대 교수였던 조효순 교수(현재 사단법인 한국전통한복문화원 원장)에게 한복의 복식사를 체계적으로 수업받았다. 2001년 8월에는 성균관대 사회교육원 궁중복식원에서 실시한 전통복식과 누비과정을 2년 수료했다.

2002년부터는 무형문화재 11호 침선장인 박광훈 선생으로부터 전통복식을 사사해 2008년 1월 이수증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경주누비문화원에서 새롭게 누비수업도 받고 있다.

누비는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줄이 지게 박는 바느질 기술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정화 우리옷연구원은 지난 2005년 2월 개원했으며 그때 교육부의 실직자 직업훈련을 실시해 그때 배출한 훈련생들은 지금 여러 곳에서 한복짓는 일을 하고 있다.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는 “부드럽게 흐르는 선과 자연과 잘 어울리는 색의 조화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꼽히는 이유 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복은 우리 민족의 신체 특성에 잘 맞도록 상의는 짧게, 하의는 길게 구성이 돼 있어 상체가 긴 우리몸의 단점을 잘 가려서 하체가 길어보이도록 하는 아주 아름다운 의상입니다. 한복을 입어야 하는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옷의 형태, 계절에 맞는 옷감에다 얼굴에 잘 어울리는 색상을 골라서 정성을 들여서 지어 입는다면 한복보다 멋스럽고 편한옷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그는 제28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사)한국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이사장상을 비롯해 장려상 1회, 입선 5회, 그외에 14회 각종 대회에서 수상해 전국에서 실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의 작품 특징은 일반적인 재봉기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기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2003년 제28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수상작품인 ‘제복’을 예로 들면 조선시대 종묘제례나 사직제례 등 국가적인 제례를 지낼 때 예를 갖추려고 착용하던 것으로 제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물, 색상, 형태, 제작기접(쌈솔, 박음질, 공구르기, 홈질) 등 전통기법을 사용해 제작하는 것이죠.”

오랜세월 우리옷을 짓고 교육 하는데 특별한 애착을 갖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복을 오랫동안 짓고 살았지만 내가 지은옷을 입은 사람보다 나에게 한복을 배우고 익힌 사람이 더 많아요. 한복을 많이 입히고 잘 입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복을 짓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은 사람과 입힌 사람은 한 사람씩이지만 배우고 익힌 사람은 그 옷짓는 방법을 활용해 가족들에게 한복을 지어 입히니 보급과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 지는 것이지요. 엄마가 아이들에게 또는 가족들에게 또는 가까운 이들에게 한복을 지어 선물하는 풍습이 입히는 것 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오는 7월우리옷 전시장을 개관한다.

“오랫 동안의 침선수업 과정에서 작품이 솔솔 쌓여 그냥 묻혀 있었어요. 하나씩,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내고향 가까운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작은 전시관이 딸린 바느질 공간을 준비중 입니다. 혼자서 준비하다 보니 늦어지고 있는데 늦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준비가 되면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특히 한복은 여름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여름은 더운 계절이라 우리 한복은 살이 비치는 홑옷은 삼이라고 부릅니다. 모시와 삼베는 살에 닿지 않아 통풍이 잘 되며 면은 땀을 잘 흡수해 더위를 식혀 줍니다. 땀이 묻었을 때는 찬물에 담구어 씻은 다음 쌀풀로써 손질해 입는다면 더운 여름날의 옷은 내가 좋아서 입는 면도 있지만 타인을 위해섣도 입는다는 생각을 하고 얇게 살갗이 비치는 홑옷(고의적삼, 모시적삼 등)은 속옷을 갈 갖추어 입어야 합니다.”

다른 취미가 있냐고 하자 “옷을 짓노라면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하루가 간다”며 웃었다.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를 좌우명으로 살아온 그.

지난해 우연히 갖게된 작은 공방을 아주 보물처럼 아끼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많은 사랑과 정성, 꿈을 주고 싶다고 했다. 작은공간에서 오손도손 일과를 보내지만 이슬비에 옷이 저며들듯이 이들에게 작은기술지도가 희망의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소박한 바람이 무척 고와 보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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