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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게 더 좋다" 중고 열풍

김윤호기자
등록일 2007-12-24 16:12 게재일 20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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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중고(secondhand) 열풍을 불렀다. 이른바 중고 마니아들을 위한 특별한 중고 판매점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고 열풍이 고유가,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 등으로 사람들의 소비패턴 자체가 변해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1. 이형석(33·남구 대명동)씨는 중고 차량 부품 예찬론자다. 자신의 96년식 티뷰론 차량은 소모품과 램프류 등 교체 부품 90% 이상이 중고다.


폐차장과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구입한 부품들이다. 이씨는“중고 부품으로 차량 소모품을 교환하면 새 제품의 20~30% 가격에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씨처럼 중고 차량 부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엔 중고 부품을 이용, 차량을 수리해주는 공업사도 생겼다. 대구에는 달서구 월배지역과 성서공단 주변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중고 타이어 판매점이 10여 곳, 중고 부품 수리점도 10여 곳 이상 된다. 폐차장에서 중고 휠을 가져와 재생, 판매하는 휠 전문점도 3곳이나 있다. 모두 올 하반기 문을 연 신종 중고품 판매점이다.


▲2. 최동석(26·달서구 송현동)씨는 자칭 구제 마니아다. 운동화에서부터 양말, 청바지, 가방까지 중고 제품만 구입해 사용한다.


최씨는 “구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값이 저렴하고 자연스러운 멋이 있어서다. 또 고가 브랜드 의류를 구제라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중구 삼덕동 구제 판매점 A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 한 달 평균 100벌 정도 판매되던 구제 의류가 1년 사이 판매율이 2배 이상 뛰었다. 일부 청바지 구제는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 중구 동성로 중고 명품 판매점 L사 역시 구제 명품 마니아들의 단골가게. 중고 열풍이 불면서 올 초까지 2~3개월에 한 번씩 중고 명품 구입을 위해 해외로 나가던 것을 최근엔 한 달에 1번꼴로 나가고 있다. 3개월 전에는 동성로 인근에 분점까지 낼 정도로 중고 명품 열풍이 뜨겁다.


▲3. 박정옥(36·수성구 지산동)씨는 이달 초 냉각기 2개 달린 냉장고를 구입했다. 드럼 세탁기도 샀다. 박씨가 이들 가전제품을 구입한 곳은 전문 가전 판매점이 아니다. 물물교환이라는 중고 판매점. 새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중고 냉장고와 세탁기를 새 냉장고 1대 값을 주고 모두 구입한 것.


북구 칠성시장 내 A물물교환 판매점에는 올 초까지 1일 평균 5~7명가량 손님이 방문했다. 대부분 난로, 선풍기,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들이었다. 사무실 용도가 전체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판매 성향이 완전 달라졌다. 주부 등 일반 소비자들이 전체 판매 물품의 50% 이상을 구입해 가고 있다. 판매율 역시 크게 늘어 지난달 말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칠성시장 한 중고 가전제품 판매점 업주는 귀띔했다.


박씨는“대구에만 물물교환, 벼룩시장 등 중고 가전·가구 판매점이 50여 곳 이상 된다”며 “소비가 필요하지만 막상 제품 가격을 보면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중고 제품에 눈이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윤호기자 y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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