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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운전 대처방법

이순열 기자
등록일 2007-10-10 16:03 게재일 200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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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북지부 교수 이순열



교통사회 발전과정에 따라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도 변화되고 있다. 자동차 생산이 많지 않은 교통사회 초기에는 자동차의 성능결함과 자동차 정비 불량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주류를 이루었다. 물론 지금도 자동차 브레이크 결함이나 타이어 불량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지만, 현재 이러한 교통사고는 많이 줄어들었다. 자동차의 증가에 따라가지 못하는 도로 및 안전시설의 부족이 자연스럽게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으로 등장하게 된다.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지점을 개선하여 사고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안전시설을 정비하여 교통사고의 치명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안전성이 향상되고, 도로환경의 개선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지금에는 운전자의 과실과 위반, 그리고 운전자의 실수행동이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자동차의 결함, 도로환경이나 안전시설의 미비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러한 요인은 교통사고의 직접 요인이라기보다는 사고를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교통사고의 궁극적인 원인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문제행동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운전행동이 원인이 되어, 위험물의 발견이 늦고, 판단을 잘못하였을 때 발생하게 되며, 이러한 상황이 과속운전과 연결되면 사고발생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과속운전은 운전자의 지각 및 판단과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적 대처능력마저 앗아가 버리기 때문에 교통사고의 치명적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운전자도 인간인 이상 고의적이 아닌 위반이나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러한 위반이나 실수가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고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과속운전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과속행동이 습관화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운전행동으로 고착되어 버린다.


국도 등 주요간선도로에서 속도 제한을 60㎞~80㎞로 하고 정비가 잘 된 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이 시속 100㎞~110㎞로 되어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속도를 높여 운전하는 운전자가 있을 것이다. 또 빨리 달릴 수 있는 도로와 성능 좋은 자동차를 가지고 왜 천천히 달려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운전자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미국 각주의 도로간 도로는 시속 88㎞(55마일)~104㎞(65마일)를 중심으로 각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영국은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112㎞(70마일), 일본의 고속도로는 시속 100㎞, 캐나다도 시속 100㎞를 제한속도로 하고 있다. 이 나라들이 한국보다 도로사정이나 자동차 성능이 결코 떨어지는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바쁘게 서두르면서 일을 하게 되면 기계조작을 틀리게 하거나, 중요한 것을 못보고 무시하기도 하며, 침착성을 잃고 허둥거리게 된다. 이것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한국 사람은 빨리빨리 일을 처리하려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식사도 빨리 해야 하고, 자동차 운전에서도 빨리 가기 위해서 속도를 높이고, 작업도 빨리 끝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과속운전은 위험물의 발견지연, 판단오류, 과속의 습관화로 연결되며,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게 된다. 한적한 국도나 야간운전 중에는 정신집중이 떨어지고 단조로움에 빠지기 쉬워 위험발견은 더욱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갑자기 뛰어나오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발견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며, 특히 보행자의 도로횡단을 늦게 발견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운전자의 과속운전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빨리 갈 수 있는 인간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상쾌한 스릴을 느낄 수 있지만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과속운전은 위험상황에 직면했을 때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마저도 앗아가 버리며 핸들이나 브레이크 조작에 조그마한 오류가 있어도 걷잡을 수 없는 위험상황에 빠져들고 만다. 또 과속운전이 습관화된 운전자는 조금만 늦게 가게 되어도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한다. 운전속도를 시속 5㎞나 10㎞ 정도 낮춘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일종의 과속중독증에 빠지게 되어 비극적인 교통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과속운전의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위험을 인식할 수 없고, 위험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운전자는 괜찮겠지 하는 무감각한 운전을 하게 된다. 생명의 존엄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교통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도 먼저 자신의 운전속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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