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솔껍질깍지벌레 발병 시기를 맞아 경북동해안 지역에서 감염 소나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재선충으로 오인한 주민들의 신고가 폭증하고 있어 관계공무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매년 3~4월 해송 위주로 발생하며 수액을 빨아먹음으로써 6~7월이면 줄기, 가지, 잎을 급속도로 갈변시켜 언뜻 보면 재선충 감염목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초가을에 들어서면 저절로 푸른색을 회복한다.
포항시 남구청 산림방제계에 따르면 재선충 관련 전화 신고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5~60통이 걸려왔다.
대부분의 신고자들은 “어느 지역에 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소나무가 있으니 확인해보라”며 독촉했지만 모두 솔껍질깍지벌레 감염으로 판명, 정작 재선충 감염목은 단 한그루도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주민들의 신고정신을 높이 평가하던 구청 직원들은 이처럼 오인신고가 잇따르자 솔껍질깍지벌레 감염지역에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재선충 감염이 아님을 홍보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
산림 관계자들은 “재선충의 심각성에 대한 홍보가 잘 돼 있어서 시민들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식으로 신고를 해오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무엇보다 포상금을 노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신고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금까지 포항 지역에서는 재선충 감염목을 발견해 포상금을 타낸 사례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자에 대해 산림청이 최고 200만 원 이하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최초 발생 지역이어야 하는 등 지급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편 포항지역에는 현재 남구 장기면 해안도로변 120ha와 대보면 해안도로 80ha 지역에서 솔껍질깍지벌레 감염목이 무더기로 발생해 가지치기 등 벌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충은 1mm 안팎으로 아주 작고 솔껍질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항공방제는 효과를 보지 못하며 동절기인 12월 수간주사를 통해 일제히 방제하며 치사율은 높지 않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