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이 만 15살이면 중학교 3학년,한창 고입준비에 바쁜 시기다.
전체 인생에서 보면 본격적인 사춘기에 접어들어 이성과 인생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시기다.
향후 인생에 대한 진로와 가치관,품성이 이 때 형성되거나 완료되고 신체적인 발달이 크게 진전되면서 이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눈을 뜨는 때다.
이를 두고 전통적인 유학에선 15세를 지학(志學)으로 학문에 뜻을 두는 좋은 시기로 주역에선 15번째 괘로 ‘지산겸’ 익을 수록 고개 숙이는 벼 이삭으로 정의하고 있다.
음양오행에선 천간(10간)과 지지(12지)가 한번 돌아 만나는 15번째를 무인(戊寅)으로 해석한다.
이에따라 본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15’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를 유학과 주역,음양오행,현대생활을 통해 심층 조명해본다.
▲유학이 보는 ‘15’라는 숫자의 의미
옛 사람들은 나이를 말할 때 인생의 의미가 담긴 뜻깊은 표현을 많이 썼다.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생의 깊이가 함께 증가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유학에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근간으로 15세가 되면 학문에 뜻을 두어야 한다며 이를 지학(志學)이라 일컬었고 20세는 성년이 되는 시기,약관(弱冠),30세는 인생관을 세우는 시기인 이립(而立),40세는 뚜렷한 가치관이 확립돼 인생의 유혹에 초연하는 불혹(不惑),50세는 자기가 세상에 태어난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명(知命),60세는 남이 무슨 말을 하든지 초탈할 수 있는 이순(耳順)으로 표현했다.
또 61세는 10간 12지의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간다는 회갑(回甲)또는 환갑(還甲)으로 62세는 진갑(進甲)으로 70세는 뜻대로 행해도 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으로 명기했다.
결국 유학에선 15세를 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학문에 뜻을 두는 지학의 시기로 구분,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역 ‘15’번째 괘인 지산겸의 의미
주역 15번째 괘인 지산겸(地山謙)은 지(地)상 간(艮)하로 괘상은 ‘익을 수록 고개 숙이는 벼 이삭’이다.
겸(謙)은 겸손,겸허를 뜻하며 자신을 남 앞에 낮추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론 높은 산이 낮은 땅위에 있는 것으로 군자는 이 괘상을 보고 많은 것을 덜어 적은 것에 보탠다.사물의 균형을 잘 지켜서 공평하도록 힘쓴다.
궁극적으론 겸은 군자의 도가 트이는 괘상으로 겸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는 사업상으론 전진하는 것보다 한걸음 후퇴해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내부를 충실해 해야 하는 때다.금전은 풍부하지는 않으나 부족함은 없다.
소원은 즉시 달성되지 않지만 유력한 사람에게 의지해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서서히 실행할 수 있다.
결국 주역의 15번째 괘인 지산겸은 겸손,겸양,겸허함을 유지하고 계속 노력하면 언제가 꿈꾸던 것을 이룩할 수 있다는 조언을 담고 있다.
▲음양오행 15번째인 무인(戊寅)
음양오행상 15번째인 무인의 무는 음양으로 양,오행으론 토에 속하며 인은 음양으로 양,오행으론 목에 속한다.
천간 갑을목은 병정화를 생하고 병정화는 무기토를 생하며 무기토는 경신금을 생한다.반면 갑을목은 무기토를 극하고 무기토는 임계수를 극한다.
지지 중 자오인신진술은 양이고 묘유사해축미는 음이다.인묘진은 동방목이고 사오미는 남방화,신유술은 서방금,해자축은 북방수이다.진술축미는 사계의 토이다.천간 상충과 마찬가지로 정반대되는 지지끼리 충돌한다.
자와 오는 방위가 정반대이고 축과 미, 인과 신 등도 정반대이다.즉 자오충,축미충,인신충,진술충,사해충이다.
결국 음양오행 15번째 무인은 이들 상생상극원리에 따라 상생은 취하고 상극은 피하는 방법으로 자연의 보이지 않는 힘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 음양오행의 활용은 단순히 차례에 따른 15번째보다 올해,당사자,하려는 일 등을 잘 비교 분석해 실행해야 하며 이 15번째 무인은 음양오행의 원리를 알기쉽게 풀이한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생활에서 ‘15’
현대생활에서 만 15세는 중학교 3학년이다.신체적 정신적 성숙미가 더해지고 가치관과 품성이 확립되는 중요한 시기다.신체적으로 몸의 윤곽과 호르몬 계통분비가 성인과 유사하다.이 시기엔 또 극도의 가치관에 대한 혼란과 도전에 직면하면서 점차 사회인으로 적응해 나가는 시발점이 된다.
기업적 측면에서 보면 15년은 창사기,과도기,성장기를 거쳐 성숙기로 접어드는 단계다.기업이 창사기의 어려움을 넘어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전에 준비하고 제2도약을 계획하는 시기다.
‘15’는 초창기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안정된 기반위에 제2의 도약을 위한 중차대한 재도약기에 접어든다는 설명이다.
결국 ‘15’라는 숫자는 유학과 주역,음양오행 등으로 분석한 결과 미래를 위한 지학의 시간,겸손,겸양,겸허를 토대로 자기준비의 기간,상생상극을 토대로 효율적인 주변활용의 시간,실체적 미래를 준비하는 때 등으로 풀이된다.
J철학관 김모법사는 “역술적으로 보면 15라는 숫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숫자로 10과 20를 넘어가는 중간지점에 위치해 자체로는 흉보다는 득이 많다”며 “상생상극의 이해득실에 따라 대응을 잘하면 아주 길한 숫자,좋은 시기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강진구기자 jkka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