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제난과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대두되면서 이를 비관한 젊은이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30분께 채모(여·22·북구 산격동)씨가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ㅅ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숨진 채씨는 지난해까지 지역명문 K대 전자공학과 2학년에 다니던 여대생이었다.
지난해 9월 채씨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평소 내성적 성격인 채씨는 기울어진 가세에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올 초 채씨의 오빠가 군 제대 후 복학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채씨가 학업을 포기하게 됐고 이를 비관, 끝내 아파트 17층 창밖으로 몸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오전 5시45분께 수성구 지산동 ㅇ아파트에서 지역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모대기업 휴대폰 연구개발원이었던 정모(36·수성구 지산동)씨가 신병을 비관, 투신자살했다.
정씨는 지난 1998년도까지 대기업의 촉망받던 연구원이었으나 정신분열 증세로 인해 퇴사해 최근까지 취업을 하지 못하고 결혼도 하지 못한 것을 비관, ‘주변사람들이 고맙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방 창문에서 뛰어 내린 사실이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10일 오전 11시50분께 남구 이천동 ㅅ아파트 15층에서 평소 취업난으로 우울증을 앓던 권모(21·남구 대명동)씨가 신발과 옷가지를 벗어둔 채 창문으로 뛰어내려 사망했다.
권씨는 심각한 경제난으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이를 고민, 우울증을 심하게 앓으면서 지역 ㄷ대학병원에서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양정방파제 앞바다에서 빚독촉에 괴로워하던 회사원이 자신의 일가족 5명을 승용차에 태워 투신, 동반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 분노와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이같이 최근 들어 단순한 신병비관에서부터 경제난과 취업난 비관 등의 이유로 자살을 택하고, 인터넷 자살사이트가 성행, 고학력 젊은이들에게 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사회 최고위층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은 자살신드롬까지 우려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난 젊은 세대들의 의지력 약화가 자살 급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생명경시 풍조가 급속히 번져나가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기자 hj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