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원수필가 얼마 전에 한 달 가까이 한의원에 다닌 적이 있다. 매일 가서 침을 맞고, 찜질과 전기자극 같은 물리치료까지 받았다. 다행히 한 달 만에 완치가 되었는데, 치료는 잘 되었지만 조금 불편했던 것은 간호사의 괴상한 말투였다.
2021-12-21
박창원수필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민속신앙 유적이 사라지고 있다.
2021-12-14
박창원수필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물질문화는 빠르게 변한다. 걸어 다니다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2,3년마다 휴대폰을 바꾸고 하는 것은 물질문화의 변화다. 전 세계인이 이 변화의 물결 속에 별 거부감 없이 동참한다. 그러나 풍속, 종교, 의식주 같은 정신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법으로도 바꾸기 어렵다.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긴다.우리 사회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다수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다. 혼례, 장례, 제례 같은 생활풍속이다. 절차가 복잡하고 허례허식적 요소가 많아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지켜 온 미풍양속이라는 수식어를 등에 업고 누구도 어찌하지 못하는 문화로 존속해 왔다.내 집안의 경우 명절 때마다 고향 어머니 댁에 대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해 오다가 지난 추석에 대구의 맏형 댁에서 형님 가족만 모인 가운데 차례를 지냈다. 나는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해 추석, 올 설에 이은 세 번째다.그렇게 공고하던 우리의 생활풍속이 최근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조사의 경우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축하를 하거나 문상을 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혼례에 관한 한 우리는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다. 모처럼 맞은 주말에 지인 자녀의 혼례식이 있어 예식장에 간다. 어렵게 주차를 하고 식장으로 올라간다. 줄을 서서 혼주에게 눈도장을 찍고, 축의금을 식권과 바꾼 다음 여러 손님이 뒤섞인 뷔페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온다.장례는 또 어떤가? 누가 상을 당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퇴근하자마자 곧장 장례식장으로 달려간다. 수십 개의 조화가 줄지어 있는 복도를 지나 빈소에 도착하면 이미 많은 문상객이 와 있다. 빈소에서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상주에게 몇 마디 위로를 건네고 부의금을 건넨 다음, 접객실로 이동하여 지인들과 인사를 하고,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며 1시간 남짓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온다.이처럼 우리는 친지, 동료, 사회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데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인다. 한국인들의 독특한 생활풍속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 정부에서 1969년 1월에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바꿔 보려했지만 실패했던 이 풍속이 지금 변하고 있다. 청첩이나 부고를 할 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축하나 조문을 제한한다고 하고, ‘마음 전할 곳’이라는 난에다 혼주나 상주의 계좌번호를 적어두는 추세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주 가까운 친척이나 친한 사람 아니면 축의금을 계좌로 보내게 되는 것이다.이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정부도, 시민단체도 아닌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이 현상으로 인한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제례나 경조사는 우리 의도와 상관없이 소가족 단위로 축소되고 절차도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다.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라는 시대 구분은 이처럼 우리의 생활풍속에서도 예외가 없어 보인다.
2021-10-19
박창원수필가 지난 8월 24일, 문화재청은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있는 자연유산 ‘포항 내연산 폭포’를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늦은 감이 들지만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내연산은 그 명성이나 가치에 비해 평가절하되어 왔다. 고찰 보경사를 품고 있는 내연산은 1983년 당시 영일군에 의해 보경사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1995년 포항시와 영일군이 행정통합을 하여 포항시가 된 후에도 ‘보경사군립공원’이란 이름을 계속 써 오고 있다.내연산은 경북 내륙에 뿌리를 둔 산맥이 동해안으로 한 줄기를 뻗어 형성된 산으로 풍화에 강한 화산암 기반에 깎아지른 절벽과 깊게 패인 계곡이 발달돼 있다. 그러다보니 이곳에는 침식지형의 폭포와 폭포수 바로 밑의 웅덩이인 용소(龍沼)가 많아졌고, 열두 폭포를 가진 명산이 되었다.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각종 지리지와 고지도에 등장하는 내연산은 현재의 연산폭포, 관음폭포, 잠룡폭포 일대를 일컫는 명칭인 삼용추(三龍湫),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조금 움직이지만 양손으로 밀면 꿈쩍도 않는다는 기이한 바위인 삼동석(三動石)으로 일찍이 유명세를 탔다.조선 선비들이 내연산을 명승지로 인식한 것은 대략 16세기부터이다. 1587년에 내연산을 유람한 울진의 선비 황여일(黃汝一)은 유내영산록(遊內迎山錄)에서 “산을 잘 논하는 자는 (내연산을) 소금강이라 한다.”고 하였다. 이때 벌써 소금강이란 이름이 등장한다. 서사원(徐思遠)은 1603년에 쓴 동유일록(東遊日錄)에서 “만 길 하얀 절벽이 좌우에 옹위하며 서 있고, 천 척 높이 폭포수가 날아 곧장 떨어져 내렸다.(중략) 사다리로 올라보니 선계에 앉은 듯하여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고 적었다. 정시한(鄭時翰)이 17세기말에 전국의 산천을 유람하여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책인 산중일기(山中日記)에 내연산 탐승 기록이 나온다. 이 글에서 그는 삼용추 일대의 모습을 보고 “금강산에도 없는 것이었다.”고 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림으로써 내연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전한 사람은 진경산수화의 거장 정선(鄭敾)이다. 정선은 1733년부터 2년 간 이곳을 관할하는 청하고을의 현감을 지내는 동안 내연삼용추(內延三龍湫) 등 내연산폭포를 소재로 4점의 그림을 그려 남겼다. 그로부터 많은 선비들이 내연산 폭포를 보기 위해 찾았고, 17부터 19세기까지 400여 명의 명사들이 내연산 폭포 주변에 탐승 기념으로 이름을 새겨 남겼다. 그것은 현재 내연산의 인문학적 자산이 되고 있다.지금 우리가 국가 명승으로 그 위상이 높아진 내연산 폭포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많다. 12폭포 탐방로는 최근 3년 사이 잦은 태풍과 폭우로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정비가 시급하다. 또한 자연유산으로서, 인문유산으로서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판도 보완해야 한다. 보경사와 12폭포를 중심으로 한 수많은 문화재와 자연경관, 인문학적 자원을 가진 내연산은 사실 도립공원 급이다. 그러니 차제에 도립공원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2021-10-12
박창원 수필가 21세기 들어 포항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각종 기념관과 역사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무료 관람’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 투입된 예산에 비해 포항시의 세수 증대에는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구룡포근대역사관과 장기유배문화체험촌,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이 대표적인 사례다.구룡포근대역사관은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 내에 위치하는, 일제강점기 이곳에 집단으로 거주했던 일본인의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시설물이다. 근대역사관으로 쓰고 있는 건물은 1920년대 일본 가가와현에서 이주해 온 하시모토 젠기치(橋本善吉)가 지은 일본식 목조가옥인데, 2010년에 포항시에서 매입, 복원공사를 거쳐 구룡포근대역사관이란 이름으로 개관하였다. 일본인가옥거리는 한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일본인이 구룡포에 집단으로 이주하여 살던 곳으로 일본식 가옥 수십 채가 남아있던 것을 2010년 포항시에서 정비하여 관광지로 개방하고 있는 곳이다. 근래에 이곳이 인기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구룡포근대역사관은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입장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장기유배문화체험촌은 포항시에서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장기면 서촌리 일대에 총 3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다음, 2019년 3월 24일 개장한 유배체험시설이다. 장기면 지역은 조선 500년 동안 200여 명의 유배인이 거쳐 간 곳으로 경남 남해, 전남 강진, 제주도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의 주요 유배지였다.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여 당대의 거목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많은 유배인들이 남긴 발자취와 정신을 통해 유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장 후 근처에 있는 장기읍성과 함께 이색 관광지로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입장료는 받지 않고 있다.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은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전하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한 기념공원이다. 2013년에 착공하였고, 2016년 부분 개장하여 운영해 오다가 2019년에 핵심 시설인 귀비고(貴妃庫)를 준공하면서 완성하였다. 2019년 4월 17일, 준공식과 함께 개관한 귀비고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내용과 의미를 알리고 체험하는 전시시설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1천890㎡ 규모로 약 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했다. 공원 앞에 펼쳐진 영일만, 바다 건너 포스코와 포항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과 주변의 해안둘레길 덕분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지만 이 역시 입장료 한 푼도 받지 않는다.이처럼 근래에 포항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기념관과 역사관이 대부분 ‘무료 관람’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공짜’에 갇힌 형국이다. 이들 기념관·역사관은 건립비용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년 운영비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기념관·역사관을 건립하면서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보다는 관람객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부담시킴으로써 기념관·역사관의 가치를 높이고, 포항시의 세수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21-08-17
박창원수필가 요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변에 경광등을 켠 가짜 순찰차가 여기저기 보인다. 아마도 경찰청에서 고속도로 운행 차량의 과속운전을 단속하기 위해 설치했으리라. 그러나 이를 볼 때마다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를 속이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꼭 저래야 하나’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된다.우리에겐 고속도로에서의 과속운전 예방을 위한 ‘가짜 단속’의 씁쓰레한 역사가 있다. 아마 1990년대였으리라. 과속이 예상되는 도로변에는 모형 스피드건을 든 경찰인형이 서 있었다. 예산을 많이 들여 전국의 주요 도로에 설치했다. 커브길을 돌아 나오는 순간, 앞에서 경찰인형이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장면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운전자가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가짜라 해도 운전자를 향해 총구를 들이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형상에 사람들이 반발을 했고, 결국 얼마 못 가 경찰인형은 모두 철거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그 이후엔 가짜 무인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었다. 이 역시 과속운전을 방지할 목적으로 전국에 약 2천500대가 설치되었다 한다. 카메라가 들어 있지 않은 가짜 카메라였다. 사람들은 어느 게 가짜 카메라이고, 어느 게 진짜 카메라인지 모르기 때문에 카메라 모양만 보면 속도를 줄여야 했다. 하지만 법 집행기관인 경찰이 가짜 카메라를 이용하여 실제 단속하는 것처럼 해 국민을 속이는 것은 물론 국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일자 2000년대 후반에 모두 철거했다.그러고 나서 최근에 다시 가짜 순찰차가 등장했다. 백색과 청색이 섞여 있는 순찰차 모형 위에 적색과 청색 경광등이 번쩍이는 모습이야말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속도위반 단속을 하는 순찰차로 보인다. 가까이 와서야 가짜 순찰차임을 알아차리고는 선진국에 진입한 요즘도 저런 식으로 단속을 하나,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가짜 순찰차를 설치하면 운전자의 과속을 방지하고, 나아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 생각이다. 국민들에게 목적만 좋으면 수단은 정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줄 염려가 있다. 속도위반 단속을 위한 경찰인형, 가짜 단속 카메라, 가짜 순찰차의 공통점은 ‘가짜’라는 점이다. 모두 국가가 대놓고 국민을 속인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식의 가짜는 우리 사회에서 ‘정직’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직의 가치가 훼손되면 거짓이 늘어나게 되고, 거짓이 판을 치면 범죄가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도 모른다.정직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영국 속담에 “하루만 행복해지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 동안 행복해지고 싶거든 결혼을 하라. 한 달 동안 행복해지려면 말을 사고, 한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져라.”라고 했다. 정직은 이처럼 숭고하다. 우리 사회에서 정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속도로의 가짜 순찰차는 없애야 한다.
2021-07-12
박창원수필가 지난 2015년 12월 16일, 포항시청에서 지역 국회의원 주최로 국립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간담회가 열린 바 있다. 포항에 국립박물관이 필요한데, 가까운 경주에 국립박물관이 있으니 역사박물관은 어렵겠고,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라는 특수박물관을 유치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행사였다. 그 당시 지역에서 다소 생소해 보이는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 문제를 논의한 것은 포항에 국립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포항시 역시 문명사박물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구체화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포항에 박물관이 필요하다고 하면 박물관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박물관이 있기는 하다. 호미곶에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영일군에서 1985년에 장기갑등대박물관이란 이름으로 개관하고, 2002년에 국립등대박물관으로 승격한 이 박물관은 ‘등대’를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이다.흥해읍에는 영일민속박물관도 있다. 이 박물관 역시 영일군 시절인 1983년에 향토의 민속자료를 수집하여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으로 건립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약 4천 점의 유물이 있지만, 지정문화재 한 점 없고, 연구·관리할 전문 인력 한 명 배치되지 않은, 껍데기만 박물관인 채 방치되고 있다.포항바다화석박물관이란 것도 있다. 호미곶해맞이광장 새천년기념관 2층에 있는 이 박물관은 포항문화원장을 지낸 강해중 씨가 세계를 누비며 평생 동안 수집한 바다화석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2009년에 개관했다. 그러나 전시공간이 협소하고, 이마저 독립된 공간이 아닌 새천년기념관 내 일부 시설에 들어 있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관람객이 적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포항에 있는 위의 세 박물관은 그 나름의 역할은 하겠지만 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포항에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기에 지역에서 발굴된 많은 유물들을 타 지역으로 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종종 생긴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성리신라비이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비석으로 흥해읍 중성리 도로공사장에서 발견되어 국보 제318호로 지정된 중성리신라비는 현재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관하고 있다. 이것 말고도 개발예정지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한 많은 유물들은 인근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로 들어가고 만다.포항에는 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낼 역사박물관이 필요하다. 국립박물관 유치가 어렵다면 시립박물관이라도 지어야 한다. 도시 규모가 포항보다 작은 속초, 양산, 밀양, 김천, 경산, 삼척 등에도 시립박물관이 있다. 특히 포항은 근래에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어 문화적 역량을 집중적으로 배양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박물관 하나 없이 문화도시라고 내세우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박물관을 지어 경주에 가 있는 중성리 신라비도 찾아오고,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포항의 문화재를 가져와 전시해야 한다. 이거야말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202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