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배신한 제자 두 사람
예수를 배신한 제자 두 사람
  • 등록일 2021.04.07 20:03
  • 게재일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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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세상살이에서 배신은 큰 상처를 남긴다. 인간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원수를 만드는 배신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랑하던 사람의 배신, 제자의 스승 배신, 믿었던 친구의 배신, 심지어 부모 형제간에도 배신은 종종 있다. 오늘처럼 각박해지는 이익사회에서는 배신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배신의 결과는 원망과 보복, 눈물과 고통을 수반한다. 얼마 전 임영웅이라는 무명가수는 ‘배신자’라는 노래로 ‘미스터 트롯’에서 1위에 올랐다. 그의 감성적인 음색도 좋았지만 그 가사가 이 시대의 아픔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성당과 교회는 지난주 부활 축일을 조용히 치렀다. 성경의 기록은 예수님도 두 명의 제자로부터 배신당한다. 마르코 복음에는 제자들로부터 배신당한 예수님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어부에서 제자로 전격 발탁된 베드로의 배신이 등장한다. 그는 예수님 곁을 지키며 착실히 예수의 구원 사업을 돕던 사람이다. 예수가 총독 빌라도 앞에 불려가 재판을 받을 때 그는 화가 자신에게 미치지 않을까 몹시 두려웠다. 당신도 예수님과 함께 다닌 사람이지요? 라는 물음에 그는 극구 부정했다. 예수의 예언대로 그는 새벽닭이 두 번 울기 전 세 번이나 예수를 배반했다. 권력과 죽음의 공포 앞에 나약해진 베드로의 모습이다.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넘긴 대표적인 배신자이다. 그는 예수가 총애하여 돈 주머니까지 맡긴 재정 책임자이다. 예수의 ‘최후의 만찬’에도 유다는 예수께 비스듬히 기대고 있다. 그러나 계산에 빠른 그는 은전 30냥에 스승 예수를 팔아넘겼다. 이 세상에도 권력자의 측근 중 공금을 횡령한 사람은 많지만 유다처럼 주인을 팔아넘긴 사람은 드물다. 결국 그는 스승 예수의 처형 소식에 몹시 후회하고 목을 매 자살했다. 산티아고 성지 순례 출발지 성당 벽에는 자살한 유다의 비참한 모습과 그를 어깨에 메고 가는 예수님의 모습이 잘 조각되어 있다.

결국 배신당한 예수는 재판에 회부된다. 유태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의 처형을 빌라도 총독에게 촉구한다. 당시 관례에 따라 빌라도가 예수의 처형 여부를 물었을 때 광장의 군중들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친다. 빌라도는 예수의 방면을 제안했지만 무지하고 성난 군중들은 그의 처형을 촉구한다. 당시 군중들로부터도 배척당하는 예수님의 수난 모습이다. 역사에는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이 군중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중우(衆愚)정치의 비극을 자주 접한다. 오늘날 인기 영합적인 포퓰리즘의 결과가 두렵다. 부활주일을 지났지만 제자들의 예수 배반 사건이 머리에 맴돌고 있다.

혼탁한 인간 세상의 배반은 흔히 엄청난 보복으로 이어진다. 악이 악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이다. 혼탁한 정치판에도 배반에 대한 앙갚음은 이어지고 있다. 오늘 한국 정치 역시 상대 죽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와 같은 방식인 보복으로 문제를 해결치 않았다. 자신의 행위를 뉘우친 베드로에게는 천국 문의 열쇠를 안겨주었다.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유다를 원망은 했지만 보복치 않았다. 부활절은 예수의 지극한 사랑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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