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 흠

남들은 허리 구부러진다는 일흔 문턱에

어머니

무릎까지 뻣뻣하지요

높은 산 조상들 무덤 끝에서

걸어 내려온 단풍들

함께 먼 길 가자고 떠나가자고

손을 내미는 시월

관절염 신경통에 다리 굽히지 못하는 어머니

하늘 몹시 찌푸린 날이면

어기적어기적 측간에 가서

반쯤 서서 똥 누지요

평생 시골에서 흙일, 물일을 하며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는 일흔 문턱의 노인이 되어 있다. 신경통과 관절염으로 다리를 굽히지 못하는 그 어머니를 바라보며 시인은 가슴 아픈 속내를 동요풍으로 풀어내고 있음을 본다. 이 땅 어머니들의 초상이 아닐 수 없다. 그 위대한 희생과 헌신에 엎드려 절하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