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추락’ 울진 원자력마이스터고 위기
‘인기 추락’ 울진 원자력마이스터고 위기
  • 장인설기자
  • 등록일 2020.12.07 19:43
  • 게재일 2020.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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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 정책 ‘직격탄’에
개교 이후 처음으로 추가모집
‘원자력’ 뺀 학과명 변경 추진

[울진] 울진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위기를 맞고 있다.

2016학년도 입학 경쟁률이 2.65대 1, 2017학년도 2.16대 1 등 개교 이후 줄곧 2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화된 교육에, 수업료 면제, 전원 기숙사 생활 등의 파격 조건에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졸업 후 많은 학생들이 ’신의 직장’으로 들어가면서 전국에서 인재들이 몰린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엔 신입생 추가 모집 공고를 낼 정도로 학생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학교 관계자는 “미달한 기계과에 2명을 충원하기 위해 전형 절차를 밟고 있다”며 “추가 모집은 개교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미달 사태는 2017년 ‘탈원전’을 내세운 현 정부 출범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 2대 1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던 입학 경쟁률은 2018학년도 입학 전형에서 1.04대 1을 기록, 가까스로 미달을 면했다. 2019학년도에 1.6대 1로 반짝 오르기도 했지만, 2020학년도에 다시 1.05대 1로 떨어지더니, 이번엔 처음으로 미달사태를 맞았다.

학교 관계자는 “전국 52개 마이스터고 중 취업률 상위 5위에서 빠지지 않았고, 졸업과 동시에 ‘신의 직장’으로 졸업생을 보내던 학교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원자력마이스터고는 매년 졸업생 80명 중 4분의 1가량이 한수원에 입사했고, 나머지도 대부분 한국전력과 유명 대기업에 취업해왔다. 학교가 대대적인 학과 리모델링에 나서는 등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매년 학교로 50장씩 오던 한수원의 채용원서가 올해는 15장에 그쳤다.

미달사태가 반복되면 분위기는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50장이 올 때 18명씩 채용됐다. 올해 한수원 취업자는 5명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교명 앞에 붙은 ‘원자력’을 뺀 학과명을 변경했다. 원전기계과는 기계과로, 원전전기제어과는 전기제어과로 간판을 바꿨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충격으로 2013년 개교 이래 처음 신입생 미달 사태를 맞은데 따른 생존 전략이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원자력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지만, 교명 앞에 붙은 ‘원자력’ 단어 때문에 취업이 힘들어질 것 같아 학과 이름을 고쳤다”며 “입학 지원자들에게 ‘원전 관련 기술만 배우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입이 아프도록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원자력마이스터고는 국내 유일의 원자력 기술인력 양성학교로 출범했다. 농촌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평해공고를 경북도와 도교육청,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이 2013년 원전마이스터고로 재개교한 학교다. /장인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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