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배

소금밭으로 변한 호수 위에 내가 섰다

수심 깊이 숨어 있던 그리움들의

부활, 너와 나를 종단하던 시간이

순장의 수수만년을 기다려

수정의 모습으로 솟아오르는 현장

흰 소금의 결정으로 부활한 시간 속에

네가 없다 소멸 위에 꽃 핀

참혹한 시간이 있을 뿐

대지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스며들기를 기다려

네게로 가는 길을 냈을 거다

시간이 작은 수정의 모습으로 부활하기를

기다렸던 거다 기다림이란 저런 거다

죽은 시간 위에 소금의 결정으로 부활하는 사랑

나는 지금 그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소금밭으로 변한 호수 위에서 시인의 상상력은 절망과 폐허의 상황이 생명과 희망의 공간으로 부활케 하는 놀라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호수의 소멸이 새하얀 수정 눈꽃으로 피어나기까지는 혹독한 기다림과 사랑이 있었다고 말하며 진정한 사랑과 신뢰란 처절한 기다림 끝에 피어나는 수정 눈꽃 같은 것이라는 확신을 들려주는 것이다. <시인>